습관적인 사랑

People / 박봉원 칼럼니스트 / 2010-06-02 20: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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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의 이야기(3)

[일요주간= 박봉원 칼럼니스트]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30세의 A양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게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다.


누나로서 하나뿐인 남동생에게 무조건 양보하고 베풀어야한다고 교육받은 것인데, 그렇다보니 그녀는 매우 오랫동안을 자신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은 채, 오직 동생을 위한 생각과 행동을 해왔다고 한다.
무엇을 사든지 ‘이것은 동생이 좋아하는데’, 혹은, ‘이것은 동생이 좋아하지 않는데’ 생각하게 되었을 정도로.


심지어 자신은 무엇이 먹고 싶은지조차 모르게 되었을 정도로. 그리고 이런 그녀의 생활습관은 사회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이성교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까지 A양은 무조건 양보해야하고 베풀어야하는, 즉, 어린 남동생처럼 돌봐줄 수 있는 연하의 남자들과만 교제했으며, 지금도 세 살 연하의 남자친구와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적인 이상형’을 ‘나에게 맞는 이성’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또 실제로 그런 이성과 교제하거나 결혼했다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이 있고. 그렇다면 그 생각대로, ‘습관적인 이상형’과 ‘나에게 맞는 이성’은 같을까? 하지만 그중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왜 나는 누구인가에게 받지 못한 채, 마냥 베풀기만 해야 할까?’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하니, 반드시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 듯싶다.


더구나 그중에는 ‘이제는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말하는 사람들도 결코 적지 않게 있으니.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중에는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에게 베푸는 사람을 오히려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적지 않게 있는데, 이런 형편이라면 그 바라는 사람을 만난들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그렇게 될 가능성보다는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습관적인 이상형’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따라서 연애를 하고 싶다면, 또, 행복을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면 먼저 ‘나도 혹시 습관적인 이상형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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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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