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꿩먹고 알먹고 ‘이노스텔’

People / 이지영 / 2011-01-28 1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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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지원받고…10시 이후엔 러브호텔로 알찬 영업

“대실은 3만원, 숙박하려면 밤 10시 이후에 오세요”


외국관광객들을 위한 중저가 숙박시설이 러브호텔 형태로 변칙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7년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중저가 숙박업소 브랜드 ‘이노스텔’이 출범했다.


서울시는 ‘이노스텔’로 선정된 업소에 상하수도요금 감면 및 중소기업육성기금을 지원해주고 예약시스템운영지원 및 브랜드 간판설치, 트윈침대확보지원, 우수업소 인센티브제 도입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노스텔’은 Innovation(혁신)과 Hostel(숙박시설)을 합성해 만든 신조어로, 혁신적인 숙박시설이란 뜻을 담고 있는데 실상은 이름만큼 혁신적이지 않나 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소지만 외국어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외국인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이노스텔’로 지정된 곳의 대부분이 유흥업소와 러브호텔이 밀집한 곳에 몰려있었으며 러브호텔처럼 대실영업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난 24일 보도된 KBS뉴스에서는 “쉬었다 가세요? 3만 원 입니다”라고 말하는 뻔뻔한 ‘이노스텔’ 주인의 모습을 확인했다.


물론 모든 ‘이노스텔’이 변칙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접 예약과 결제가 가능한 ‘이노스텔’의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가 보니 깨끗하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숙박업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시에서 지원을 받아 혜택을 누리며 챙길 건 챙기는 시커먼 속내를 가진 물고기 한 마리가 깨끗한 물을 흐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홈페이지에 점검날짜를 공지하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 서울시는 모집과 홍보에 열을 쏟아 많은 물고기를 만드는 것보다 시커먼 물고기를 잡아내는 게 더 시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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