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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공동구매 방식인 소셜커머스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주목받고 있지만 환불기간을 1∼2일로 제한하는 등 소비자의 불만도 적지 않다. 사진은 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9일자 판매화면. 판매한 다음날인 10일부터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고지돼 있다. |
일부 소셜 커머스 업체들의 밀어내기 식 판매로 참여업체와 소비자들에게 불만과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소셜 커머스 때문에 망한 갈빗집’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야기인즉슨 작은 갈빗집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소셜 커머스 판매를 통해 원가 이하 가격의 갈비쿠폰을 팔게 되었고, 2천명가량의 쿠폰 구입자가 가게에 다녀갔지만 정상가격으로 재구매가 발생하지 않아 망했다는 아들의 이야기였다.
이 글이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돌고 돌면서 소셜 커머스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셜 커머스란?
20~30대 젊은 층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있다. 평균 50%할인 받아 점심과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85% 할인받은 아이팟 터치 4세대로 음악을 들으며, 75% 할인 받은 바에 들려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이들은 요즘 부각되고 있는 소셜 커머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새로운 쇼핑족 들이다.
매일 매일 새로운 IT제품, 외식, 문화·레저 등의 가격을 50% 이상 할인해주는 소셜 커머스 업체에 의해 소비자 가격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소셜 커머스란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소비자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소셜 커머스란 말을 사용한다. 효시는 2008년 미국 벤처 기업 '그루폰(Groupon)'이며 크게 소셜 링크형, 소셜 웹형, 공동구매형, 오프라인 연동형의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소셜 커머스들의 방식은 거의 대부분이 공동구매형 소셜 커머스 라고 할 수 있다. 소셜 커머스 업체가 해당 물품의 공급자와 협의, 할인가격에 판매해도 수익성을 담보 할 수 있는 일정 수 이상의 공동구매 참여를 전제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하루에 한 가지 상품을 파는데 일정수량 이상이 판매되면 기존 가격의 반값에 상품을 제공하는 것 이다.
때문에 본인이 그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수단(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블로그 등)을 동원해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구매를 권유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발견’, ‘즐거움’, ‘함께 사는 기쁨’ 등을 공유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셜 커머스는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홍보로 인해서 엄청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출범한 ‘티켓몬스터’가 대표적으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소셜 커머스 업체들의 난립과 판매한 상품의 부실함 때문에 불편을 주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면서 소셜 커머스 사이트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피해주의보 발령 자료에 따르면 미용실이나 고급레스토랑의 반값할인 쿠폰을 구매했지만 손님이 너무 몰려 예약조차 할 수 없는가 하면, 쿠폰 재발송이나 변경, 환불을 거절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소비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먹튀’ 사이트까지 생기면서 “소셜 쇼핑은 초반에 빼먹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소셜 커머스의 부작용은 소비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소셜 커머스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 또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들과 경쟁하다보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품을 팔아 손해를 본다고 한다.
업주들의 피해
부산에서 바비큐 음식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소셜 커머스라는 말에 한숨부터 나왔다. 지난해 10월 김씨는 소셜 커머스의 홍보효과가 높다는 말에 솔깃해 중개업체 T사와 계약을 맺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계약 다음 날부터 손님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고 매출도 올랐다.
그러나 소셜 커머스의 부작용이 홍보효과를 상쇄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친 탓에 인건비와 관리비가 훌쩍 뛰어 올랐고 손님들의 수를 따르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음식점에 난리법석이 벌어진 탓에 단골손님들은 떨어져 나갔고 소셜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반값 티켓을 받아 업소를 찾은 손님들은 또 다른 공략 대상을 찾는 ‘뜨내기’일 뿐이었다. 일회성 손님들이 몰리면서 ‘반짝 영업’만 했지 홍보효과가 이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음식 값을 반으로 할인하고 소셜 커머스 업체에게 줘야하는 수수료20%와 카드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적자일 수밖에 없다. 50% 할인은 폭약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 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 홍보를 하는 업주들은 반값 이상 저렴한 가격에다 소셜 커머스 업체에 판매 수수료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없고 심지어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다.
다른 소셜 커머스 거래 음식점주 또한 “사실 홍보를 위한 것이지 마진은 없었다. 마진 없이 손해를 보면서 하는 것이다. 우리 같은 식당은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할인행사를 진행했던 일부 자영업자들은 중에는 막대한 손해를 입고 파산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상품 및 서비스 품질이 홍보 내용보다 떨어지는 데도 피해 보상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들의 피해
50%이상을 할인해 준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소셜 커머스 사이트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A씨는 유명 소셜 커머스 업체를 통해 구입한 쿠폰을 들고 고깃집에 갔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고깃집에서 나온 고기의 양의 적어 점원에게 항의 했으나 “쿠폰으로 싸게 먹으면 고기가 적게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점원들의 따가운 눈총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일부 마사지숍에선 정해진 과정을 생략하고 짧게 끝내기도 했으며 공연장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소셜 커머스 구매자 중 26%가 허위과장광고나 일반고객과의 차별 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셜 커머스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방문한 업체의 맛과 음식의 양, 직원 불친절, 대기시간 등 서비스 관련 불만 글을 찾아 볼 수 있었다. 환불을 둘러싼 불만도 지적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상 티켓을 구입한 지 일주일이내에는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많다.
서울시가 조사한 상위 30위 업체 가운데 무려 22개 업체가 판매종료 후 청약철회를 제한했다. 상위 30개 업체가 이정도니 대부분의 업체는 말할 필요가 없다.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문을 닫아버린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쿠폰만 팔고 사이트가 사라지는 ‘먹튀’ 소셜 커머스 업체도 있었다. 이런 피해들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피해입지 않으려면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열쇠는 업주와 소비자 각자에 달려있다. 업주들은 소셜 커머스 업체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사의 능력을 정확하게 고려해 손익을 따져보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소셜 커머스 업체에서도 영업사원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달콤한 말로 업주들을 홀리기 보다는 보다 정확한 내용을 알려줘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소비자들 또한 피해를 막기 위해 환불은 가능한지, 사용기간은 충분한지 등에 대한 사용약관과 계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
또 정상적인 판매가격을 일부러 부풀려 할인 폭을 과장하는 경우를 기피해야 한다. 업체가 제시하는 할인율을 무작정 믿기보다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같은 상품이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
이러한 점 외에도 소셜 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가급적 개설된 지 오래됐으면서 기존에 해당 소셜 커머스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고객들의 평가가 좋은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소셜 커머스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소셜 커머스의 올바른 개념이 정착되고 양질의 업체만이 살아남는 시장구도가 자리잡고 나서야 진짜 소셜 커머스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소셜 커머스의 시대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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