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승 금산 큰스님 인터뷰
반평생 수많은 자선전람회를 통해 ‘태양이 꽃을 물들이듯 예술은 인생을 물들인다’는 심오한 격언을 설파하는 동시에 자비와 불심이 흐르는 정토사회 구현에 앞장서온 스님이 한분 계신다.
작품 활동을 통해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국제불교미술문화협회 총재 노승 금산 큰스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금산 큰스님은 많은 작품 활동을 하지만 특히 달마도의 대가로 정평이 나있을 정도로 미술계에서는 유명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러나 금산 큰스님이 유명한 것은 단지 달마도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은 비록 가진 것이 없더라도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정과 사랑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주간은 지난 18일 신문사로 찾아온 금산 큰스님을 만나 추구하고자 하는 사상과 그가 이 시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 들어봤다.
“받들 시(是)를 알아” 노승 금산 큰스님이 본 기자를 첫 대면하자마자 내뱉은 첫마디다. 뜬금없이 받들 시(是)를 알고 있냐고 물으니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같이 동행한 기자 역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해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였다. “받들 시(是)를 아느냐”고 그는 재차 물었다.
일단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금산 큰스님은 다시 뜻을 물었지만 언뜻 답을 하지는 못했다. 금산 큰스님은 묘한 미소를 띠며 받들 시(是)를 정확히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날 일(日), 아래(下) , 사람(人) 한 글자씩 놓고 보면 사람이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는 것이 금산 큰스님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신이 가장 낮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위를 바라보며 베풀고 사는 것이 진정으로 사람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불교, 기독교를 떠나 모든 종교인도 그런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성직자의 길이라고 말했다. 금산 큰스님은 같은 맥락에서 종교인들은 나 혼자만의 세계인 ‘구도(求道)’를 추구할게 아니라 남을 도우며 사는 ‘구제(救濟)’를 먼저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현재의 모든 종교가 앞만 보고 사는데 반드시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금산 큰스님의 주장이다.
금산 큰스님은 요즘 스님들이 ‘베풂’이 많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많이 안타까워했다. 금산 큰스님은 ‘봉은사 사태’를 예로 들며 스님들이 ‘베품’의 깊은 뜻을 잊어버리고 혼자 독식하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됐다고 ‘베풂’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금산 큰스님은 욕심을 버리고 남에게 밥 얻어먹을 수 있는 스님이 진정한 스님의 자세로 무소유의 정신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면 진정한 불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금산 큰스님은 ‘베풂’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자신을 입산 득도시킨 모 스님의 “붓을 잡으면 보일 것이니 사람 패듯이 붓을 잡아라”라는 뜻을 받들어 현재 전국을 돌며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쾌척하여 소아암환자, 백혈병환자, 결식아동 등 불우한 이웃을 돕고 있다.
금산 큰스님은 인간으로써 가져야할 도리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스님은 인간이란 무릇 사리를 벗어나면 살수 없는 존재인데 요즘 사람들은 그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고 현재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경책했다.
금산 큰스님은 “인간이란 결국 순리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며 “소나무는 소나무일 뿐 원리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살아가는데 진정 필요한 부분인 진리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산 큰스님은 이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를 이야기하는데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 조상이 어디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진정한 뿌리가 어디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산 큰스님은 “낙엽은 떨어졌으나 그 몸체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이 시대의 어른들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들이 현존했겠느냐”며 “어른들을 소외하고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과거를 뒤돌아보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자비를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산 큰스님의 말에 따르면, 나의 조상이 바로 뿌리인데 조상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이고 아버지는 줄기가 되며 자식은 잎이라는 것만 잊지 않고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금산 큰스님이 시종일관 누구나 할 수 있는 법문을 들려주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현 시대를 바라보는 금산 큰스님의 단호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금산 큰스님은 1958년 양산 통도사에 입산 득도하여 고당 박생강 스님으로부터 단청을 사사받고 현재 대한불무도협회 기술고문, 세계 소림사 선무도무술 방장 겸 사범, 대한불교 범종단 최고원로회 대표의장, 운부암 조실, 국제불교미술문화협회 총재 등의 직함을 갖고 있으며 SBS여인천하, 왕의여자 등에 출연한 배우로도 유명하다.
금산 큰스님은 평생을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백지 위에 심중의 먹물을 ‘일필일필(一筆一筆)’하며 심오한 예술세계를 탐구해 달마도의 권위자로 정평이 나있으며 동양화와 갈평 옛 질그릇 재형 등 도예에도 일가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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