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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대야경. |
사실 이곳 곡성섬진강천문대가 들어서 있는 고달면 가정마을길 일대는 천문대가 들어서기에 그리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천문관측을 위해서는 주변의 인공광원이 없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곡성섬진강천문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건 천문대 측이 마을주민들과 불리한 여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합심하여 노력한 덕이다.
우선 천문관측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마을과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에 갓을 씌워 빛이 위로 향하지 못하게 했으며, 천문관측이 이뤄지는 시간대 도로를 지나는 마을 차량들은 스스로 헤드라이트의 불빛을 끄고 지나기도 한다.
단아한 모습의 천문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전시홀이 시선을 끈다. 규모가 큰 건 아니지만 벽면을 따라 천체모형과 운석 등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잠시나마 우주의 크기와 별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기에도 좋다. 전시홀 중간에는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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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성섬진강천문대 전경. |
2층은 천문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천문관측실이다. 곡성 섬진강 천문대의 천문관측실은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로 이뤄져 있는데, 주관측실에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초점거리 600mm급 리치크레티앙 식 반사망원경이, 그리고 보조관측실에는 반사식, 굴절식, 반사굴절식 등 다양한 성능의 보조 망원경 4종이 마련돼 있다.
천문관측은 주간과 야간 모두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을, 야간에는 달과 행성 등을 관측할 수 있다. 태양관측의 경우 특수 렌즈를 통해 관측이 가능한데, 운이 좋으면 태양의 표면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홍염을 살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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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대 입구에 전시돼 있는 우주인의 모습. |
야간 천체관측의 경우 매주 관측 가능한 별, 성운, 성단 등에 차이가 있지만 달은 날씨만 좋으면 언제나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주관측실에서 달 관측이 끝나면 보조 관측실로 이동해 작은 별이나 성운, 성단 등을 살펴보게 된다.
보조관측실에 설치돼 있는 각각의 천체망원경들은 그날그날 관측 가능한 별과 성운 등에 미리 맞춰져 있어 별도의 조작 없이 망원경과 망원경 사이를 돌아가며 살펴보면 된다. 겨울철에 살펴볼 수 있는 대상은 달, 목성, 카펠라, 시리우스, 안드로메다(M31), 페르세우스 이중성단(NGC869, NGC884), 플레이아데스성단(M45), 오리온대성운(M42) 등이며, 별자리는 마차부, 황소, 오리온, 큰개, 작은개, 쌍둥이 등이 있다.
곡성섬진강천문대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주 관측 가능한 별이나 성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사전에 한번쯤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천문관측은 기상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방문 전에 필히 일기예보 등을 살펴본 뒤 찾는 게 좋다.
기상이 나쁠 경우 천문관측은 취소될 수도 있다. 천문대 운영시간은 14:00~22:00(평일 21:00)까지.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이다. 월요일은 휴무. 곡성에 왔으면 섬진강 기차마을도 들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곳에는 증기기관차와 곡성역사,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촬영한 영화세트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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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체투영실. |
증기기관차와 함께 기차마을 내 1.6km의 선로 위에서 즐기는 철로자전거(레일바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 연인과 함께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섬진강 철로자전거는 침곡역에서 가정역을 오가는 코스도 있지만 아쉽게도 12월부터 2월까지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다만, 30인 이상 단체의 경우 임시 운행을 하기도 한다.
태안사 초입에 현대사의 대표적인 민족시인 조태일을 기리는 조태일시문학기념관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잠시 시의 향취를 느낀 뒤 태안사까지 계곡을 따라 약 1km 정도 가볍게 걸어보자. 태안사는 신라시대 구산선문 중 하나로서 고려시대 국사인 적인선사를 배출한 고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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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관 로비에 전시돼 있는 운석. |
특이한 건 연못 한가운데 석탑이 자리해 있다는 것.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70호로 지정돼 있는 이 삼층석탑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석탑까지는 나무다리를 통해 들어가 볼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광자대사탑과 광자대사비가 있고, 태안사 안쪽에는 적인선사 조륜청정탑이 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 부도와 부도비이다. 조선시대 부도에서는 볼 수 없는 멋이 있어 문화유산답사를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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