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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민호 기자]SK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선물투자 손실에 대한 자금 출처를 조사 중인 검찰은 지난 8일 SK그룹 내 지주회사인 ‘SK C&C’ 등 5개 계열사와 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 등 1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다음날인 9일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하 최 회장 형제)의 자금 세탁처로 의심되는 6군데 계열사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지난 9일 최 회장 형제가 베넥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뒤 이들 형제의 선물투자를 담당했던 SK해운 고문 출신 역술인 김원홍씨(50)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 투자자금 2,650억 원 중 992억 원의 출처가 확인되는 데로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최 회장 형제가 자금세탁처로 의심되는 회사들은 베넥스와 관련, 과거에 투자를 받았거나 베넥스의 지분을 소유하는 등의 특수목적관계를 통한 관계회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의 계좌로 자금을 보내는 등 투자금 조성 및 회삿돈 횡령을 최재원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정확한 자금 조성과 투자 과정 확보를 위해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씨의 소환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판단해 중국 공안당국과 면밀한 공조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 부회장의 횡령사실을 알고도 최 회장이 묵인했는지의 여부도 확인하는 한편 수년 간 5,000억 원대의 선물·옵션 투자로 3,500~4,000억 원 가량의 ‘투자손실’을 본 최 회장이 손실보전을 위해 자금을 일부 빼돌린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최 회장의 투자금 5,000억 원 중 4,000억 원 가량은 개인 소유의 주식담보 대출을 한 자금으로 알려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검찰은 베넥스에 투자된 돈 중 나머지 1,800억 원도 선물투자 등 개인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관련 계좌 추적과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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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블로거 “미국 쪽 비자금 묻혀 버려”
이런 가운데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가 자신의 블로그 ‘씨크릿 코리아’에 올린 ‘SK비자금’ 관련 글이 세삼 주목을 받고 있다.
안씨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전날인 지난 8일 “하빈저, 한국기업자금유치 발표뒤 SK텔레콤-SK네트웍스 줄줄이 수천억 투자‘라는 제하의 글에서 ”하빈저캐피탈스파트너스 설립자 필립 팰콘이 ’한국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부실채권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 SK텔레콤, SK 네트웍스 등이 줄줄이 이 회사에 투자, 최소한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만약 최 회장이 하빈저캐피탈에 개인적으로 투자했다면 자신이 실질적 오너인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를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에 투자케 한 것으로 이사회결의 등을 거쳤다 하더라도 도덕적 비난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주장했다.
안씨는 지난달 18일에는 “최태원, 5억불중 5천만불만 죄값 치렀다- 이제 검찰이 나서라”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SK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안씨는 “SK가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미국에서 운용한 5억 달러의 비자금중 검찰수사에서 밝혀진 부분은 5,000만 달러 상당으로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03년 이 비자금중 5,000만 달러에 대해서만 죄 값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SK는 일부언론을 통해 이번에 연방법원 소송서류를 통해 밝혀진 5억 달러의 미국비자금에 대해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 때 밝혀진 사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검찰수사발표와 채권단 실사결과 발표, 최태원 재판 1, 2, 3심 판결문 등을 살펴보면 SK가 다니엘 윤이 운영하는 이머전트를 통해 관리한 비자금 5억 달러 중 당시 검찰수사에서 밝혀진 부분은 5,000만 달러 상당(612억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SK의 미국비자금 5억 달러 중 검찰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4억 4,000만 달러 부분에 대해 추가수사를 통한 진상규명, 그리고 SK에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안씨의 주장이다.
SK비자금 5억 달러를 관리했던 다니엘 윤씨와 그 직원이었던 권병용씨 간 소송에서 밝혀진 SK 해외비자금은 약 5억 달러였다는 것.
안씨는 “이 소송에서 SK가 다니엘 윤씨가 사장인 이머전트캐피탈을 통해 운용한 해외비자금은 첫째 2000년 12월 이전에 관리하던 SK텔레콤 ADR 1,000만 주[2010년 12월 8일 종가 기준 2억 6천여 만 달러], 둘째 2001년 1월 SK비자금운용회사인 이머전트를 SK와 무관한 별개회사로 위장하고 약 5,000만 달러[한화 612억 원]를 들여 매입한 SK(주)의 주식 400만 주, 셋째 2000년 12월 SK글로벌이 100%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SK글로벌 EDR 1억 8,000만 달러, 그리고 수시로 입출금 된 현금 등으로 5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방법원도 SK와 윤씨가 5억 달러 이상의 비자금을 운용하고 이를 은닉하려고 했음을 인정 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결국 최 회장이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로 기소됐을 당시 많은 혐의 중 SK글로벌의 미국비자금과 관련해서는 5억 달러 중 검찰이 찾아낸 5,000만 달러 상당에 대해서만 죄 값을 치르고 기소이후 채권단이 찾아낸 2억 6,000만 달러, 전혀 밝혀지지 않은 SKG EDR 1억 8,000만 달러 등 약 4억 4,0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일체 죄 값을 치르지 않았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 2003년 2월 22일 구속됐다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2003년 9월 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SK총수 최 회장의 단 7개월 복역, 그리고 400억 벌금 납부로 SK 미국 쪽 비자금 5억 달러와 관련된 그 수많은 비리가 한순간에 묻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검찰은 즉각 SK미국비자금을 수사해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SK그룹 측은 지난 8일 "최태원 회장이 자금을 유용한 사실 없다"고 일축했다.
SK그룹은 지난 8일 오전 '최태원 SK 회장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SK그룹 본사의 SK 홀딩스와 SK가스 사무실을 본격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 회장의 자금유용설'을 일축했다.
SK 측은 앞으로 검찰 조사에 잘 응해서 의혹이 해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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