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아시아 선언‘만화축구’의 비운 조광래호는 왜 실패했나?

People / 노정금 / 2011-12-12 12: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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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조경래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 문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좌측부터)황보관 기술위원장,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무이사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조광래 한국축구대표감독 경질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축구 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일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 김진국 전무이사가 참석해 조광래 감독 경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가장 많이 거론된 점은 ‘기술위원회’에서 경질 문제를 결정했는가? 공식적 절차 없이 축구대표에 대한 예우 차원도 무시한 채 통보를 했다는 점 등이 도마에 올랐다.


축구협회 산하 기술위원회는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해임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기술위원회에서 절차를 거쳐 해임을 한 것이 아니라 회장단에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아직 신임 기술위원회 발탁을 안했다. 그러기에 지금은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 지난 5일 파주에서 레바논 전이 끝나고 회장단과 이야기를 했다”며 “기술위원회 구성원들은 아직 안됐지만 내부적인 절차는 마쳤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마무리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즉 아직 기술위원회가 구성이 안 돼 회장단이 감독 경질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황 기술위원장은 “이대로는 힘들지 않나”라며 “최종예선전에서 본선을 가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한.일 전, 레바논 참패 이후 조광래 감독 경질에 대해 자세히 검토했다”라고 해명했다.

12월 중 차기 감독 선임

축구협회는 이 날 한국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최고의 감독을 선임할 것을 밝혔다. 축구협회 김진국 전무이사는 “내년 2월 쿠웨이트 전을 비롯해 최종예선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월드컵 본선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며 “국내 감독이던 국외 감독이던 백지화 상태에서 시작할 것이다”라고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황 기술위원장은 이번 조광래 감독 경질에 대한 기술위원회 절차상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유감이다. 어제(7일) 정식적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의도와 다르게 보도가 앞서나간 것 같다. 그래서 큰 문제가 됐다”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서 감독 경질에 강력 반발했다. 조 감독은 성명서에서 “어제(7일) KBS-TV에서 보도한 저의 경질 관련 뉴스로 많은 축구팬들이 놀라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7일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급히 전할 이야기가 있다는 갑작스러운 연락이 와서 오후 8시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서 황 위원장은 ‘죄송하지만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 겠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두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축구협회 부회장단 등과 의논한 결론이다’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조 감독은 "저는 이것이 기술위원회의 최종 결정이냐.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의논하기 위해서 기술위원회가 열린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좀 더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연락을 달라. 나도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전하고 짧은 만남을 끝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의 선임과 해임은 기술위원회의 권한이고 결정사항이다. 제가 알기로는 저의 해임을 두고 어떠한 기술위원회도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는 단순히 조광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어떠한 인물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떠나는 일이 있다고 해도 한국축구의 대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대표팀 감독직이 좌우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감독 경질 과정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조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공식 결정이 내려진다면 저의 입장을 소상하고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조광래 '만화축구'의 추락

조광래호는 출범 이후 가진 지난 6월 3일 동유럽의 강호인 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첫 번째 평가전을 2-1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멤버들이 추가된 태극전사들의 성공적인 데뷔전과 함께 브라질 월드컵을 예선을 향한 항해에 합격점을 받았었다.


당시 경기에서 조광래 감독의 그림같다는 ‘만화축구’가 녹색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여세를 몰아 같은 달 7일 펼처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가나와의 2차전에서 지동원과 구자철의 황금과 같은 골에 힘입어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5위의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한.일전 패배 이후 조광래호는 급격한 추락을 거듭했다. 특히 해외파 이청용에 이은 구자철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껵었다. 대안으로 이동국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청용, 박주영의 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지난달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 원정경기에서 패하면서 조 감독 교체설이 불거져나왔고 7일 축구협회 수뇌부는 조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차기 한국 대표팀 선임은 12월 중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현재 축구협회 안팎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차기 대표팀 감독은 K리그에서 전북의 우승을 이끈 최강희 감독,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일본 프로축구리그에서 감독을 수행 중인 고비트 감독 등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이미 선을 그은 상태이고 고비트 감독에 대해서는 축구계 안팎에서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파 보다는 해외 유명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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