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은 지난 12일‘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의 모임’(이하 학사모) 최정희 청소년 분과 위원장을 만
나 폭력과 왕따로 얼룩진 학교현장의 현주소와 대안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맞벌이를 하고 있는 가정이 많아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기 보단 사교육으로 모든 것을 채우려하고 경제 개념이 없는 아이들에게 돈을 쥐어주는 일이 아이들을 문제로 만들고 있어요.”
최 위원장은“요즘아이들 이라 하면 어른들은‘당돌하다’ ‘버르장머리 없다’‘싸가지 없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분위기다”며 “지금은 핵가족화 되어 아이들을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만들고 있다”고 사회 환경을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10여년 동안 청소년 상담 일을 하고 있는 최 위원장은 많은 학교폭력 사례들을 보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염려 하고 있었다. 최 위원장은“가해자라고 범죄자로 몰면 안돼요. 지금 너무 가해학생들을 범죄자로 몰고 있는데 가해학생을 건전하게 이끄는 제도적인 면,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해요”라며“학생들의 행동 하나 하나 모두 환경에 의해 지배 받는 거죠... 부모와 선생님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고 가해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강조했다.
-유흥과 향락문화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이 점 점 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인것 갔습니다.
▲중, 고등학생들 중에서 성장이 좋은 애들이 (키스방에) 가면‘여자 필요해?’그렇게 물어 본다 해요. 정말 소름끼쳐요. 경제를 모르면 돈은 독약 이예요. 요즘 어머님들은 아이 들이 방학 하는 것을 싫어해요. 방학을 이용해 학원을 보내려고 아이들이 (학원을) 간다하면 부모들은 나중에‘원망하지’말라며 아이들한테 말해
요. 어떤 부모들은 자기 시간을 빼앗지 말라면서 아이들에게 몇 십 만원을 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주머니가 넉넉하고 시간도 자유롭고 해서 처음에는 또래의 문화를 즐깁니다. 햄버거도 사먹고... 이런 것을 하
다보면 식상해서 어른들이 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여 어른들을 따라 하죠. 예를 들어‘키스방’같은 곳을 출입하는 건데...
비양심적인 어른들이 많아요. 돈만 주면 학생이라도 (키스방에) 출입을 시켜요. 지난 연말 한 학생의 제보로 제가 호프방을 간적도 있습니다. 1인당 1 만 원씩 받아요. 대신 5명부터 들어갈 수 있어요. 5명에 마른 안주에 5만 원입니다. 호프방인데 애들을 받아요. 그것을 알고 경찰을 불러 현장을 덮친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폭력을 쓰고 남을 괴롭히는 등 일탈을 일삼는 행동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됩니까.
▲솔직히 폭력을 일삼는 아이들, 남을 괴롭히고 일탈을 하는 아이들의 가정을 보면 10명 중 7명 정도는 가정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예요. 그것을 보고 자랐으니‘이것이 잘못 되었다’라는 것도 모르는 거죠. 그래서 가정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인정받기를 원해요. 청소년 상담일을 하면서 보면 아이들은 어른들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봐요. 또 요즘은 너무 공부에만 치중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떠한 문제가 생겨도 선생님, 부모님들에게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을 믿어주고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 문제가 발생할 때 아이들은 제 2, 3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요. 청소년 들은‘어른들은 거짓말쟁이다. 우리가 꿈나무라고 얘기하지
만 우리를 그렇게 대우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들 해요. 아이들 인성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아이들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주길 바래요.
최 위원장“청소년 상담사 일을 하면서도 내 아들이 학교폭력의 피해자 인 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우연히 아들의 연습장에‘죽고 싶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악하지...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악한 것일까’라고 적힌 글을 봤을 때 피가 거꾸로 쏟는 듯한 기분이었다”토로
-상담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상담사 일을 하면서도 제 아들도 학교폭력의 피해자 인 줄 뒤늦게 알았습니다. 아들은 경기도 안산 A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 을 알게 된 것은 자취 하고 있는 아들 집에 가서 우연히 연습장에 적힌 글을 발견하고 (아들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연습장에‘죽고싶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악하지...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악 한 것일까’라는 글귀를 발견을 했어요. 8개월 정도 괴롭힘을 당했더라고요. 그것을 보고 저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너무 놀랬죠. 그래서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 ‘아들아 엄마한테 할 얘기 없어’라며 물어보았어요. 그리고 여기서 제가 감정이 개입된 상태에서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무슨 일이 있는지 엄마한테 연습장에 써서 달라’고 이
야기 했어요. 그리고 아들이 2 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주더라고요. 그것을 읽어 내려갈 때 피가 거꾸로 쏟는 듯 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맞기도 하고 언어 폭행을 일삼는 아이들이 자취집에까지 와서 괴롭히고 문을 안 열어주면 계속 두드리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일단 아들을 안심시키고 담임선생님한테 아들편지를 보여 주었어요. 선생님이 우리학교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며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하시는 말씀이‘13년 동안 교직생활을 헛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 아이가 긴장이 풀렸는지‘과민성대장증후군’이 걸렸어요. (병원에서) 정신적인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며 입원을 권해서 입원치료를 하면서 학교에 통학을 시켰어요.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은 모습입니다.
다른 사례들도 많은데 그 중 에서도 2년 전 경기도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던 여학생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참 소극적인 아이였어요. 솔직히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악랄하게 아이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반 아이들 5명 정도가‘고문을 해 보자’해서 이 여자애를 못 살게 굴었어요. 어떻게 못 살게 굴었냐면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고문을 시킨 거예요. 물고문에다, 밥에다 뭐를 뿌려 놓고 밥을 못 먹게 하고... 신발, 가방 속에 괴상한 것을 넣어놓고... 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고 해요. 피해학생과 가장 친한 친구도 본인도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서 점점 멀어졌다고 하더군요. 피해학생은 두려움에 자살 시도를 했어요. (피해) 학생은 어른들을 신뢰하지 못 하니까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모님들에게
얘기도 안 했고요. 집에서 동맥을 그으려고 병을 책상 모서리에 깨서 자살을 시도하려 했는데 다행이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밖에 있었고‘퍽’소리가 나서 들어가 보니 깨진 병이 널려져 있었고 (딸이 작성한) 편지를 보고 자살을 시도한 것을 안거예요. ‘엄마, 아빠도 내 마음을 몰라’라는 글귀를 남긴 것을 보고 어머니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 엄마가 자식과 늘 옆에 함께 해주고 좋아졌다고 합니다.
-실제 교실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나 왕따는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말해 아비규환 입니다. 학생의 난동으로 선생님이 제자를 112에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에서) 체벌이 사라지면서 부쩍 이런 일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 학생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계속 지적을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자 선생님이 (학생의) 어깨를‘툭’건들면서‘너 일어나’라고 했는데 이 때 학생이 자기를 때렸다며 갑자기 의자를 창문으로 집어던져 유리가 학생들에게 띄기며 공포에 휩싸였고 선생님이 112에 신고를 한 거예요. 그래서 경찰이 와서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
서 그 학생을 연행해 간 거죠. 학생들이 다니는 교실 현장이 지금 이래요. 선생님한테 물었어요. 왜 112를 불렀냐고 선생님이‘때리지는 못하고 제어가 안되니깐요. 저도 위압감이 들었고 학생들도 공포에 휩싸여 있고 저 아이가 하는 행동을 보고 제 머릿속에 범죄자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112를 불렀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이 우리나라 교육 당국입니다. 옆에서 보고 있었던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심리적으로 그것을 본 아이들 다 치료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적당한 체벌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이버 폭력도 심각하다고 들었다.
▲유형적으로 드러나는 학교폭력도 있지만 사이버 폭력이 심각해요. 한 명의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에게 그것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거예요. 채팅방 같은 곳에서나 소셜 네트 워크 등을 통해서 언어폭력을 일삼아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만한 곳이 없어 사이버상으로 표출하는 것 같아요. 같은 잘못을 해도 모범생은 용서가 되고 공부 못하는 아이는 질책을 받는 과도한 경쟁을 일으키는 우리나라 교육 정책의 흐름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거예요. 아이들끼리 경쟁이 심해요. 경쟁심이 자존감
무너트리고 아이들 가지고 있는 개성, 하고자하는 일 (기술적인 것) 마음껏 드러낼 수가 없어요. 하고자하는 것에 인정을 해줘야 되는데 유아 때부터 영어를 해야 하니 이때부터 경쟁심만 길러주는 것이죠. 아이 들이 남을 배려하고 이해, 협력하기 보다는 경쟁만으로 내모는 것이 사회가 만들어놓은 병폐예요. (학교폭력을) 이대로 방치해둔다면 앞으로는 상상도 못할 학교폭력이 일어날 것 입니다.
- 대책방안이 있다면요.
▲MB정부 들어와서 어학 연수실이 학교에 거의 다 들어와 있어요. 지금 현실적 맞는 것에 예산을 써야 돼요. 인력자원을 잘 활용해야 됩니다. 보조 선생님, 학년별 상담교사들을 배치 해서 각 학년별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들을 관심 있게 들어주는 겁니다. 얼마 전 117(학교폭력 신고전화)이란 것을 만들어 놨는데 이제 학교폭력을 맘 놓고 신고할 수 있게됐습니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의 제도적인 부분도 필요합니다. 그 학생들만 나쁘다는 식으로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옳지 않아요. 청소년들은 민감합니다. 가해 청소년을 줄여야 합니다. 가해자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인 대책 마련도 반드시 필요 합니다.
<최정희 프로필>
(현) 사단법인 한국 청소년연맹 여성 부지회장
(현) 청소년 상담사 및 지도사 (자격증 소지)
(현) 제주도 청소년 문화원 원장
(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청소년분과위원장
(현) 경기도 청소년 선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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