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헤매는 삼성-애플 소송 전 속 타는 이재용

People / 박현군 / 2012-02-06 11: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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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戰 승리 발판 삼아 부회장 승진 차기오너 위상 구현계획 미궁 속으로
[일요주간=박현군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국제 소송전이 안개정국으로 향하면서 이재용 사장의 조기승진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올해 들어 본격화 된 삼성전자와 애플 간 국제소송전은 지난달 독일 만하임 법원에서 애플이 2차례 승소했고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과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승리했다. 지난달 독일에서 맞붙은 양 사는 뒤셀부르크법원에서 애플이 뭰헨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각각 승리를 쟁취했다.


이로서 올 해들어 양 사 간 국제소송전 전적은 3대 3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초 EU가 삼성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들어가는 등 대대적인 압박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사장은 애플과 스티브잡스로 인한 삼성그룹의 중대한 위기에서 구해낸 구사(救社)의 영웅이 될 수 있는 시간이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


지난해 10월 스티브잡스 장례식 참석 이후 이재용 사장은 대 애플 소송전의 전면에 나서왔다. 지금도 삼성전자의 대 애플전은 이재용 사장이 적극 개입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애플은 “창업주 스티브잡스의 유지를 이어받아 삼성전자와의 소송 전에 끝장을 볼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미국 시장은 냉소적이었다.


지난해 12월 29일 뉴욕타임즈는 미국 내 지적재산권 분야의 전문가그룹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특허소송을 통해 삼성전자, 구글 등의 시장진입을 막겠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결국 애플에서 특허침해부분에 대해 로열티를 요구하는 선에서 화해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보도한 바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 전에서 전패를 당한다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 추락으로 이어지면서 그룹의 생존의 문제에까지 직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명목상 큰 위기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4월 애플과의 국제소송전을 삼성그룹의 큰 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출근경영을 선언하며 위기론을 확산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못이 튀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입니다. 애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와 관계없는,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자 간 국제소송전에서 삼성전자가 석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 위기감은 그렇게 크지 않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 전에서 완전히 승리하거나 애플의 화해를 이끌어내고 그 공로가 이재용 사장에게 돌아간다면 이는 이재용 사장의 승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 삼성그룹의 정기인사와 관련 이건희 회장은 “인사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엄정한 원칙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이 사장 승진 1년 만에 어떠한 공로도 없이 부회장으로 오른다면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 시민단체 등 외부의 강한 비판과 함께 그룹 내부에서도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의 내부적 불만과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용 사장이 애플로 인해 그룹이 망할 수도 있는 위기를 극복한 공로가 인정받는다면 이재용 사장의 승진에 대한 삼성그룹 안팎의 문제제기도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정기인사에서 이부진 사장의 유례없는 승진이라는 전례도 있었다.


당시 그룹 승진인사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는 부사장이라는 직급을 건너뛰고 단번에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임명됐다. 그리고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부문 사장,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이라는 직급도 함께 받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이 제시한 이유도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인사원칙이었다. 당시 이부진 전무로 하여금 사장 승진을 하게 만든 공로란 호텔신라 부문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뷔통을 전 세계 면세점 최초로 입점하는 데 성공했던 것과 삼성에버랜드부문에서 식·음료 사업의 흑자전환 및 개선 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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