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이정미 기자]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해군 측의 구럼비 해안에 대한 발파작업을 시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해군이 공사를 강행하면서 찬반 양측의 집회도 잇따랐다. 하지만 해군은 지난 8일 입장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가 백년대계”라며 공사를 강행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서기호 “구럼비 폭파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각계 각층의 찬반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위원장을 맡은 서기호 전 판사는 지난 9일 해군기지 건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과 관련해 정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 전 판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야당, 시민단체,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 강정의 구럼비 폭파를 강행하다니, 이해할 수 없네요”라며 “여러 일정으로 제주도에 가지는 못하지만, 여기에서 강정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2000년부터 4년간 제주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제주 강정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 감탄 그 자체였는데, 너무 속상하네요. 그리고 구럼비 폭파에 이르기까지”라며 “해군이 말을 바꿔온 것, 게다가 친일파 후손을 위한 거라니...”라고 해군과 공사 건설업체를 비판했다.
낸시랭 "유네스코 유산 유무가 발파기준?"
고양이 인형을 어깨에 얹고 다니는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제주 '구럼비' 바위 발파논란에 대하여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낸시랭은 지난 8일 한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구럼비와 명품가방'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는데 그 기고문에는 "제주도 강정마을에 있는 구럼비에 대해 낸시는 전혀 몰랐지만 사진으로 보니 무척 아름다워요. 구럼비가 유네스코 유산이냐 아니냐가 발파기준이 되는 것도 별로에요"라는 소신을 밝혔다.
어 낸시랭은 구럼비와 관련해 "평소 서로의 가치에 대해 존중했자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자신의 자연과 문화를 소중하게 지켜나가는 나라라면 다른 나라가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구럼비 바위란 제주도 서귀포 강정마을에 있는 현무암 바위로 대한민국에 유일한 습지 바위다. 아름답기로 유명해 외국 사진작가의 작품으로도 유명해진 곳인데 해군기지를 만들기 위해 현재 발파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환경단체 등은 구럼비 해안의 보전가치를 주장하며 해군의 발파작업을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낸시랭의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구럼비 관련 글 중 가장 마음에 든다”, “모르면 모른다고 의견 제시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대인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같은 것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인기 팟캐스터 ‘나는 꼽사리다(나꼽살)’에 출연 중인 세금혁명당 선대인 대표가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같은 것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공사 강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선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1공구 3168억원을 삼성물산이, 2공구 2,152억원을 대림산업이 맡는다”며 “미군기지 들어서면 5,000억원 이상 세금 들여 건설업자들 배는 불리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은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군기지 사업 보면 골프장 들어서는 것과 같은 과정. 골프장 들어서면 지역경제 발전한다고 떠들지만 실제로는 골프장이 돈 버는 것일 뿐 주민들에게는 떨어지는 게 없다”며 “개발업자 이간질로 마을 공동체만 무너진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선 대표는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같은 것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며 “올레길 7코스인 구럼비바위 같은 천혜의 자연이 길게 보면 강정마을이 살 길이다. 올레길 통해 많은 여행객들이 동네 식당과 민박, 구멍가게 이용하고 그것이 지역 서민경제를 먹여 살리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용석 배우 김규리에게 "또 이름 바꾸고 싶나?"
최근 개그맨 최효종 고소 사건과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 진실공방에서 패하고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겠다고 나선 화제의 인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이번엔 배우 김규리의 제주 구럼비 바위 발파 반대 발언을 트집 잡고 나섰다.
지난 7일 강용석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구럼비 발파 작업에 반대하는 글을 겨냥해 쓴 여배우 김규리에 대해 “구럼비라는 예쁜 이름 때문에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고 있다”며 “광우병 걸릴까봐 청산가리 먹겠다고 하다가 이름 바꾼 김규리 또 나섰지만 구럼비는 그냥 바위일 뿐. 또 이름 바꾸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계시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앞서 김규리는 트위터를 통해 “구럼비 바위를 죽이지 마세요. 다신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제발 구럼비를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던 것.
강용석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규리가 '김민선'으로 활동해 오다 2009년 '김규리'로 개명한 이유가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강용석 의원은 8일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표현한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씨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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