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곰팡이 핀 우유 성분분석 의뢰했더니..빈팩만 조사"

e산업 / 강지혜 / 2012-11-14 09: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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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최씨 "소비자 우롱"...남양 "도의적 책임"
곰팡이 발견된 남양유업 우유
[일요주간=강지혜 기자] 곰팡이가 핀 남양유업 우유를 마신 소비자가 회사 측에 성분분석을 요청했지만, 빈팩에 대한 결과서를 보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소비자 최모씨는 지난달 26일 최씨의 어머니가 마신 ‘남양 맛있는우유 저지방 로우’ 안에 길이 12cm, 폭 2.5cm의 곰팡이 덩어리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씨에 따르면, 우유의 색깔은 이미 약간의 청록색을 띄는 회색이었으며 곰팡이는 미끈하고 두툼하게 형성돼 있었다.

최씨는 “유통기간이 다음날인 27일이었지만 우유는 유통기한이 넘어 부패했을 때 보다 훨씬 심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최씨의 여동생은 고객센터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당시 휴일이라 당직근무자가 전화를 받고는 영업소 소장에게 조취를 취하도록 했다.

잠시 뒤 영업 소장은 전화를 걸어 '해당 침전물은 남양유업만의 신제조 공법과정 중 질소포장으로 인한 것이니 안심하라'고 말했다는 게 최씨의 설명.

최씨는 곰팡이라는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으로부터 '인체에 무해하다'는 답변만을 받았다.

결국 영업소장에게 우유 상태를 사진으로 전송하자 남양유업 영업 사원이 최씨의 집으로 찾아와 사과를 했다.

최씨는 혹시라도 곰팡이에서 발견된 대장균으로 우유를 마신 어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영업 직원에게 “곰팡이에 대한 성분분석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달 5일 최씨가 받은 성분분석 결과서에는 곰팡이에 대한 성분분석이 아닌 빈팩에 대한 의뢰 결과가 적혀있었다.

최씨는 “분석결과의 ‘의뢰상태’란에는 빈팩만 의뢰됨이라고 적혀있었다”며 “상식적으로 우유에서 발생한 곰팡이로 소비자가 성분분석을 의뢰하면 빈팩이 아닌 곰팡이를 분석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고객응대와 의뢰, 분석, 해결 등 이 모든 절차를 남양유업 측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최씨는 성분분석 실험을 진행한 연구소 측에 “곰팡이가 생긴 우유를 마시고 난 후에 바로 몸에 이상이 없어도 잠복기가 있어 나중에 발병하는 경우는 어떻게 책임 질거냐”며 “곧바로 곰팡이 성분에 대한 모든 검사를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해당 연구소 팀장이 '당초 곰팡이에 대한 일반세균 검사와 대장균 검사까지 모두 이뤄졌다. 며칠 뒤 연구 결과를 보내겠다'고 말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그 후 최씨는 8일 연구소로부터 곰팡이 분석결과를 받았다. 곰팡이 분석결과 Penicillium sp로 확인됐으며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진균류로 토양, 곡류, 각종 식품 등에서 발견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받았다.

최씨가 요청한 곰팡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일반세균, 대장균 검사에 대한 결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씨는 “연구소 팀장에게 일반세균, 대장균 검사를 분석한 결과를 달라고 다시 요청하자 ‘확인할 수 없다’는 얘기와 함께 곰팡이를 분석할 당시부터 유해성 얘기를 했으면 그에 따른 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으로써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바꾸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동종업계 관계자는 “유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 통상 곰팡이에 대한 성분 분석과 그에 대한 원인 분석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씨가 당초 불만제기를 했을 때 곰팡이에 대한 명확한 검사가 이뤄졌어야 하지만 남양유업 측은 곰팡이의 원인에 대해서만 분석했을 뿐 소비자의 건강을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남양유업 홍보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도의적인 책임은 느낀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을 조율해서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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