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간에선 옛부터 울화병이란 개념이 널리 쓰여 왔다. "울화가 치밀어서 못살겠다"하면서 주먹으로 가슴을 쿵쿵 치면서 한숨을 쉬는 모습을 일상생활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울화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나 한맺힌 설움, 억울한 사연, 응어리진 일 등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는 가운데 생기는 신경성적인 화를 말하는 것으로, 화병은 이러한 울화가 원인이 되어 생긴 질환이다.
대부분의 화병 환자들은 이것이 마음에서 비롯되었음, 즉 심인성이라는 원인을 인정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회구조적 특성상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들이었으며, 남편과 시부모 관계로부터 야기되는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 가난과 고생, 사회적 좌절, 그리고 개인의 성격 특성 등에 의한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증오, 절망 등의 감정 반응이 원인과 관련 있다. 그러한 감정반응의 부적절한 억제에 의해 적응장애가 생기고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화병이 발병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화병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 배우자(주로 남편)와의 갈등,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
☞ 과도한 업무
☞ 사업 실패나 타인과의 금전 관계에서 오는 재산상의 손실, 고생, 가난함 등 경제적 요인
☞ 자녀문제, 시험 낙방, 성격문제, 자신의 오랜 지병
☞ 가족의 갑작스런 사망
☞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배신감
☞ 날마다 치솟는 물가고, 집값 또는 집세의 폭등에 따른 불안감과 낭패감
☞ 편중된 정서 장애, 정서의 급격한 변화
화병에 걸리면 처음엔 잠도 안 오고 불안, 초조해지며 종일 슬픔에 젖어 우울한 나날을 보내기도 하는 등 전형적인 불안증세가 나타나다가 이후에는 차츰 체념하게 되고 팔자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그 응어리가 누적되어 차츰 견디기 힘든 신체적 증상으로 옮겨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결국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만 남고, 구토와 목이 마르고 목에 무언가 걸려 있는 것 같으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극심한 불면 및 두통이 생기게 된다.
화병이 한의학에서 보다 쉽게 이해되는 것은 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이 한의학에만 있기 때문이다. 화(火)는 한의학의 기본이론 가운데 하나인 '오행학설'에서 비롯되었는데, 우주와 인체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가운데 한가지로 불을 뜻하며, 서양의학에서의 발열이나 염증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 화가 정상적인 생리상태에서는 인체의 체온을 유지하고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만약 이것이 병리적인 상태로 가면 화는 위로 올라가서 여러 가지 화와 연관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화와 연관된 증상들이란 다음과 같다. ☞ 화는 스트레스, 특히 감정의 스트레스와 연관을 가진다. 인체의 화를 관장하는 장기는 심장이고, 또 심장은 감정을 관장한다고 한의학 서적에는 기술되어 있는데, 이 심장은 스트레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
☞ 화는 오행 중에서 불의 성질을 가진다. 그러므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얼굴이나 가슴의 열기, 분노, 충혈 등이 나타나게 된다.
☞ 화는 양(陽)의 특성을 가져 위로 올라가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화병의 증상은 주로 가슴 위의 부분에서 나타난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상열감, 가슴부위의 답답함이나 열기가 나타나게 된다.
☞ 화는 온몸의 진액을 손상시킨다. 불은 물을 마르게 하고, 습기를 건조하게 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화병은 신체를 건조시켜 입술이 타거나 목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화의 증상들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발생된다.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받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몸 안에 계속해서 쌓이게 되는데 이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간의 기운이 쌓여 뭉친다 하여 간기울결(肝氣鬱結)로 표현한다. 뭉친 것이 오래되면 화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을 울구화화(鬱久化火)로 표현한다. 인체가 젊고 건강한 경우에는 수(水)와 화(火)의 기운이 적절하게 순환이 되어 몸 어느 한 곳에 화가 편중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나이가 들고 약해지면 수(水)와 화(火)의 불균형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수(水)와 화(火)가 교류되지 못한다는 수화불교(水火不交) 현상이라 부른다. 또한 나이가 들면 인체의 음(陰)의 기운이 허약해지면서 화가 올라가는 현상이 가속화되는데, 이 경우를 음허화왕(陰虛火旺)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복잡한 감정들이 쌓여 화로 변한다고 하여 오지과극화화(五志過極化火)라고 하기도 한다.
화는 스트레스, 특히 감정의 스트레스와 연관을 가진다. 인체의 화를 관장하는 장기는 심장이고, 또 심장은 감정을 관장한다고 한방의학 서적에는 기술되어 있는데, 스트레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 화는 오행 중에서 불의 성질을 가진다. 그러므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얼굴이나 가슴의 열기, 분노, 충혈 등이 나타나게 된다.
화는 양(陽)의 특성을 가져 위로 올라가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화병의 증상은 주로 가슴 위의 부분에서 나타난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상열감, 가슴부위의 답답함이나 열기가 나타난다. 또한 화는 온몸의 진액을 손상시킨다. 불은 물을 마르게 하고, 습기를 건조하게 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화병은 신체를 건조시켜 입술이 타거나 목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화병을 의심해 보자. 먼저, 억울한 감정이 누적되고 해소되지 않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단기적인 스트레스나 충격은 화병은 아니지만, 지속될 경우 화병으로 갈 수 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과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것은 화병의 필수증상이다. 가슴 정중앙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가슴의 정중앙은 전중(膻中)이라는 경혈로 감정의 기운이 많이 모이는 곳이므로 이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있다면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보아도 좋다. 화병이 완화되면 이곳의 통증도 완화된다.
화병의 특징적인 4가지 증상, 즉 가슴의 답답함, 무엇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 몸이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 그리고 급작스러운 화의 폭발 혹은 분노 중에서 최소한 2가지 이상은 현저하게 나타난다.
우선 병이 깊어지기 전에 전문의사와 상담하여 구체적 치료방침을 세우고 조리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양방의학적인 종합검진상 별 이상이 없는 경우에도 몸의 이상반응이 있다면 충분히 화병이 진단될 수가 있다. 마음속의 울화(鬱火)를 풀어주고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유도하며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한약을 사용하고, 울화가 맺힌 경락에 구체적 침구법을 시행함으로써 화(火)를 풀어주고 경락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는 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화병 예방 7가지 수칙>
1. 화가 난다고 바로 폭발하지 말라 : 화는 또 다른 화를 부른다. 화가 날 때 심호흡을 3번만 해 보자.
2. 화를 참기보다는 표현하도록 하라 : 화를 계속해서 참는 것은 홧병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급작스런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대화를 시도해 보도록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상대를 찾도록 한다.
3. 화가 폭발할 때는 전신을 이완시켜라: 간단한 명상법이나 기공법 등을 익혀 전신의 경직을 풀도록 한다.
4.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 홧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의 함정에 잘 빠진다. 모든 스트레스의 원인은 열등감이다. 사소한 일부터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5. 화를 가지고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 그 날의 스트레스는 그 날 푸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6.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한다 : 규칙적인 생활로 신체의 리듬을 살리는 것이 좋다.
7. 지속적으로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한다 : 스트레스와 화에 대한 저항력은 건강한 육체와 정신에서 비롯된다. 특히 땀이 나도록 적당한 운동을 하면, 엔돌핀 등의 호르몬이 증가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