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정용진號, ‘잇단 악재·압수수색’ 신세계그룹 가시밭길 행보

e산업 / 이 원 / 2012-12-03 19: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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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이마트 매출급감·해외진출 고전 면치 못해
▲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News1
주력사업 이마트 매출급감․해외진출 고전 면치 못해
檢, 계열사 부당 지원 ‘골목상권 침해’ 본사 압수수색
대주주 지분 정리, 빵집사업 계속해 ‘경제민주화’ 역행

[일요주간= 이 원 기자] 오랜 경영수업을 끝으로 신세계 그룹을 출항한 정용진호(號)가 3년차를 맞아 깊은 난항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주력 사업이던 이마트를 신세계 백화점과 분리하며 매출 급감에 눈물 흘렸던 그는 올해 들어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여기에 지난 29일, 검찰이 신세계 그룹 본사의 핵심 부서인 경영전략실과 이마트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정용진호가 힘겨운 표류 중이다. 신세계 그룹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며 ‘인적 쇄신’이 나서겠다지만 눈앞에 놓인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재계 이목은 정용진(44) 부회장에게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검찰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고발된 신세계그룹을 압수수색했다.

2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은재 부장검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의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 서울 충무로에 있는 신세계 본사 경영전략실과 이마트 본사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파견해 관련 회계자료와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된 각종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 중 그룹 임원들의 자택은 없었다.

검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데 로 조만간 회사 실무자들을 소환해 계열사 자금집행 내역과 경영지원 보고체계 등 부당 지원 의혹 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초 신세계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신세계 SSM) 등이 그룹 빵집 계열사인 신세계SVN에 판매수수료를 과소책정하는 방식으로 총 62억 원을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40억6,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신세계 경영전략실은 신세계SVN의 빵집 사업 매출이 현저하게 급감하자 그룹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이후 신세계 백화점은 타 브랜드의 평균 수수료인 25.4%보다 훨씬 낮은 15%로 책정, 지원했고 이때 발생한 부당 이익 12억 8,300만원을 챙겨줬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 역시 마트 내 입점한 슈퍼프라임 피자의 판매 수수료율을 기존 5%에서 4%로 낮게 책정에 이 역시 12억9,800만원의 부당 이익을 넘겨줬다. 또한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에서도 빵집 브랜드인 ‘데이앤데이’의 판매수수료를 낮춰 무려 36억3,600만원의 부당이익을 안김으로써 총 62억1,700만원의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공정위가 관련자 고발에 나서지 않자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이하 경개연,소장 김상조)가 나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신세계 및 이마트 임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경제개혁연대는 “신세계SVN은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이 4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회사다”며 “지난 2009년부터 신세계SVN의 빵사업이 위축되자 신세계가 그룹차원의 지원행위를 시작했고 이로 인해 2011년 신세계SVN의 매출이 전년대비 54.1%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개연은 이는 단순한 지원행위가 아닌 그룹 차원 내 부당 지원 행위로 간주하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경영진을 처벌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세계 측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수사는 경제개혁연대의 고발에 따른 수사이다”라며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계열사 부당 지원에 대해서는 “현재 그룹 내 부정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공정위가 입수한 자료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판결은 법원에 맡기겠다”고 일축했다.

신세계그룹, 대폭 물갈이 인사 단행

30일 신세계그룹이 경기침체 및 대형유통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 등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12월1일자로 대규모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된 허인철 현 경영전략실장(사장)이다.

그룹 측은 “그룹 주력사인 이마트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마트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그룹의 실세이면서 전략통인 허 사장을 대표로 내정해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허 사장이 이마트 대표로 옮겨간 경영전략실장 자리에는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인 김해성 대표가 사장 승진과 함께 배치됐다.

백화점 대표이사는 현 백화점 판매본부장인 장재영 부사장이 내정됐다. 백화점의 특성상 새로운 소비트렌드 변화에 잘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가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 허인철 이마트 대표, 김해성 그룹 경영전략실장, 장재영 백화점 대표ⓒ News1

이 밖에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인 최홍성 대표, 신세계푸드 대표는 백화점 상품본부장인 김성환 부사장이 SVN 대표 겸직과 함께 내정됐다. 신세계건설 대표는 신세계건설 영업총괄 윤기열부사장이, 신세계사이먼 대표로는 신세계사이먼 지원담당인 강명구 상무가, 신세계L&B 대표에는 이마트 HMR담당 김운아 상무보가 선임됐다.

그룹 측은 “차세대 CEO 후보군을 적극 발탁, 등용하여 쇄신 및 세대교체를 추진함으로써 경기침체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핵심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강력히 추진토록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이마트 이갑수 부사장보가 부사장으로 승진, 백화점 손영식 상무, 신세계인터내셔날 양춘만 상무, 이마트 이영수 상무, 신세계건설 박근용 상무가 각각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그룹은 인사와 함께 핵심경쟁력 강화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에 나섰다.

일단 이마트는 MD전략본부를 식품본부/비식품본부 등 2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이는 분야별 전문성 및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상품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력히 실천하기 위해 백화점, 이마트 모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그룹 차원에서도 CSR 컨트롤타워 조직을 별도로 구축,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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