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에도 이런 온도 차이 때문에 습기가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정신과 마음에 생기는 습기가 모여서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아주 오래전부터 밝혀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담미심규(痰迷心竅)라고 하는 병증이 있는데 정신의 습기로 인해 담이 발생하고 그것이 정신의 통로인 심규를 막아 정신착란이 생기고 얼이 빠져 눈이 멍하고, 심하면 졸도하여 인사불성이 되며, 목구멍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는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마음에 생기는 병적 습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마음의 병적 습기는 한 마디로 과도한 감정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에서는 원치 않아도 웃고 즐거운 척해야 하며 기분이 나빠도 기분대로 살 수 없다. 그러다 혼자 있거나 집에 오게 되면 극도로 기분이 처지고 우울하고 외롭고 슬퍼지게 되는데, 이 때 마음속에 습기가 맺히게 되는 것이다.
그 감정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마음의 습기는 많이 맺히게 되고 그것이 오래되면 담의 형태로 고착되는 것이다.
마음의 변화가 큰 사람들에게는 크고 작은 병이 오기도 쉬운데 대표적인 직업계층이 연예인이나 방송인, 예술가들이다. TV 화면 속에 비친 그들은 항상 큰 부담을 안고 일부러 웃거나 크게 기뻐해야 하고, 항상 행복한 것처럼 살아야 한다. 더 나아가 개그맨들은 남들을 웃기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런 그들의 일상은 행복할까?
그들도 사람인지라 일상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슬픔과 분노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들은 웃어야 한다. 그래야 인기를 얻고 돈을 벌 수 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살기 위해 웃기는 감정 노동자들인 것이다.
흔히 개그맨들이 집에 가면 더 말이 없고 표정이 어둡고 과묵하다는 말을 방송에서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한의학적으로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밖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다 보니 안에서는 그 에너지를 비축해야 하고 밖에서 너무 웃다 보면 안에서 그 반대의 감정이 마음을 장악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요새는 개그맨뿐만 아니라,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는 현대인 대부분이 이런 심리적인 아픔을 겪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솔직함을 필요로 한다. 슬프면 슬픔을 발산하고 기쁘면 웃음을 통해 그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는 이러한 감정의 발산을 극도로 억압하고 있다. 따라서 감정의 괴리가 커지고 그것이 마음의 습기를 유발한다. 마음의 습기는 마음의 병을 유발하여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질환을 발생시킨다. 마음의 병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를 완전히 느껴보는 것이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는 샴푸의 향을 느껴보고, 출근하는 길에는 발바닥에 느껴지는 바닥의 촉감을 느껴보자. 또 음식의 맛을 느껴보는 등 현재의 모든 감각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과거와 미래에 잡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풍요롭게 느끼며 사는 감정의 자유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10
1.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가족이나 친구들 즉 지인들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은 정신의학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상담의 시작으로 ‘환기’라고 한다.
2. 하루의 일과패턴을 계속 유지하라
평소 늘 하던 대로의 생활을 계속 이어간다. 만약 평소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했다면 그것을 그치지 말고 계속하고, 토요일마다 등산을 했다면 그대로 하라는 것이다. 뇌는 낯선 것으로부터 흥미로움과 흥분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의 본질은 스트레스이다. 익숙한 패턴을 지속하는 것은 뇌에 주는 스트레스를 적게 만든다.
3. 충분한 운동을 해라
어떤 운동이든 좋으니 충분히 실천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가장 쉬운 것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이기도 한 ‘걷기’이다. 걷기에 익숙하면 달리기나 계단 오르내리기도 좋다. 이것만으로도 뇌와 신경계의 충분한 활력과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전반적인 뇌와 신경계의 안정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운동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요가 혹은 참선으로 대표되는 동양의 자기수양법들이다.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흔히 생리통으로 고생하게 되는데 요가만으로도 생리통이 호전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4. 카페인과 알코올을 피하라
약간의 카페인과 알코올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각성작용을 일으키지만 스트레스시에는 ‘약간’으로 그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특히 알코올의 해악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넓고 깊지만, 당장 오늘밤 숙면을 방해하는 역할을 알코올이 충분히 해 줄지도 모른다. 술로는 절대 스트레스의 근본을 풀 수 없음을 유념하자.
5.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 특히 잠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육체적 정신적피로에 시달린다. 특히 정신적 피로의 해악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이나 가정에서 비롯되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육체적 피로와 다수 질환의 원인이 된다. 수면은 죽은 것처럼 정지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뇌가 끊임없이 활동하는 상태인데 엉킨 실타래를 풀 듯 심리적 뒤틀림을 제거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게 하는 과정이기도 하므로 스트레스 해소에는 필수이다.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이다.
6. 식사는 제때 제대로 하자
규칙적인 식사는 위와 장의 활동을 편안하게 하고 패턴화시켜 신체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식사의 내용도 중요한데,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너무 매운 음식과 기름진 음식 등 자극적인 음식은 스트레스에 한때의 효과만 줄 뿐 장기적으로는 큰 역효과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7. 사교활동을 하자
꼭 사람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나 연극을 감상한다거나 외식을 한다든지 하는 것까지 사교활동에 포함된다. 하지 않았던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다.
8. 봉사활동을 해 보자.
봉사활동을 통한 자아실현은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충족이다. 육체적 피곤함을 훨씬 뛰어넘는 자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은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하나이다.
9. 의미없는 TV 시청은 금물
TV나 컴퓨터 게임 등 일방적 시청각 자극은 두뇌의 활동을 둔화시킨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상물이라도 스트레스 해소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10. 내 자신을 알고 스스로를 인정하자.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파헤쳐 보고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직시해야 한다. 그저 단순히 내 탓, 남 탓으로는 전혀 문제 해결이 될 수 없고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가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상태라는 점을 명확히 깨달으면, 그 시점에서 스스로 해결할지 의사를 찾아갈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는 마음의 병이라는 점을 항상 알고 가벼이 여기지 않도록 하자.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