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 한방 칼럼] 동의보감이 제시하는 실천 건강법 ②

칼럼 / 김주호 원장 / 2013-01-29 15: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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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다음으로 색욕잠에서는 색욕을 절제할 것을 말하고 있다.

"사람의 생명은 천지와 간여되는 것이다. 곤도(坤道)는 여자를 이루고 건도(乾道)는 남자를 이루어 짝하여 부부가 되니 생육시키는 것이 이에 관련된다. 혈기가 바야흐로 강건할 때가 성교를 할 때다. 발기를 예(禮)에 따라 시키고 교접을 때에 맞추어 하니, 아버지와 자식의 친밀함의 요체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에 어두운 자들을 돌아보건대, 성욕만 좇고 오직 제대로 성교가 안 될 것만을 두려워하여 조독(燥毒 )한 성질인 발기촉진제의 도움을 받는다.

양인 기와 음인 혈은 몸의 신(神)이니, 음이 안정되고 양이 제대로 보존되어야만 나의 몸이 안정된다. 혈기가 무엇이기에 스스로 아끼지 않는가. 나를 살리는 것이 도리어 나의 도적이 되나니, 여인의 성욕은 그 욕심이 진실로 많으니, 규방을 정숙히 해야 할 것이다. 선비의 성욕은 그 집안을 망치니, 그 덕을 망친 후에 그 몸도 또한 초췌해진다.”

이렇듯 지나친 성욕은 자신을 망칠 뿐만 아니라 집안까지도 망가지게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비아그라 등 발기촉진제가 난무하고 성적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마음을 가다듬고 살아가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동의보감에서 주장하는 지나친 식욕과 성욕이 일으키는 폐해를 숙지하며 풍요로운 정신문명을 다시 일으켜야 할 것이다.

4. 꿈과 음성으로 몸 상태 파악한다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은 자신의 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요된다. 이러한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꿈이 있다. 꿈은 우리 몸의 상태가 무의식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것이므로 잘 분석하면 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일 몸에 음기가 성하면, 음의 표상인 큰 물을 건너가는 꿈을 꾸고, 양기가 성하면 양의 기운이 표상하는 큰 불이 일어나는 꿈을 꾼다. 만일 상초(上焦)가 성하면 날아다니는 꿈을 꾸고, 하초(下焦)가 성하면 떨어지는 꿈을 꾼다. 몹시 배가 고프면 무엇을 가지는 꿈을 꾸고, 몹시 배부르면 남에게 무엇을 주는 꿈을 꾼다.

만일 간기(肝氣)가 성하면 화내는 꿈을 꾸고, 폐기(肺氣)가 성하면 슬퍼 우는 꿈을 꾼다. 심기(心氣)가 성하면 잘 웃거나 무서운 꿈을 꾸고, 비기(脾氣)가 성하면 노래부르고 즐거워하나 몸이 무거워 손발을 움직일 수 없는 꿈을 꾼다.“

“먼저 거꾸로 솟구치는 기운이 심에 머무르면 산이나 언덕, 연기나 불이 꿈에 보인다. 폐에 머무르면 꿈에 날아다니거나 쇠붙이로 된 이상한 물건이 보인다. 간에 머무르면 꿈에 산이나 나무가 보인다. 비장에 머무르면 구릉이나 큰 못, 무너진 집이나 비바람이 보인다. 신장에 머무르면 물가에 갔다가 물에 빠지는 꿈을 꾼다.

방광에 머무르면놀러다니는 꿈을 꾼다. 위에 머무르면 음식을 먹는 꿈을 꾸고, 대장에 머무르면 밭이나 들이 꿈에 보인다. 소장에 머무르면 번잡한 길거리가 보이고, 담에 머무르면 싸우고 송사하고 자살하는 꿈을 꾼다.

성기에 머무르면 성교하는 꿈을 꾸고 목에 머무르면 머리를 베는 꿈을 꾸며, 종아리에 머무르면 뛰려고 하나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꿈이나 깊은 동굴 속에 있는 꿈을 꾼다. 다리와 팔뚝에 머무르면 예절을 지키면서 절하는 꿈을 꾸고, 자궁에 머무르면 대소변을 누는 꿈을 꾼다.“

“간의 기운이 허하면 꿈에 버섯이나 향기나는 풀을 보고, 실하면 나무 밑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의 기운이 허하면 불을 끄는 꿈을 꾸고, 실하면 불 붙는 꿈을 꾼다. 비의 기운이 허하면 음식이 부족한 꿈을 꾸고, 실하면 담장을 쌓고 지붕을 덮는 꿈을 꾼다. 폐의 기운이 허하면 꿈에 흰 것이나 사람을 베어 피가 흥건한 것이 보이며, 실하면 싸움하는 군인이 보인다. 신의 기운이 허하면 꿈에 배가 보이거나 물에 빠진 사람이 보이고, 실하면 물에 엎어지거나 무서운 것이 보인다.”

이렇듯 꿈은 인체의 상태를 반영해주는 것이므로 건강을 체크할 때 참고하면 도움을 받을 것이다.

목소리도 건강 체크에 단서가 될 수 있다. 먼저, 목소리가 낮고 자주 놀라고 소리지르는 사람은 뼈마디에 병이 있기 때문이다. 말을 똑똑하게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사람은 심장과 횡격막 사이에 병이 생겼기 때문이다. 말소리가 나직하고 가늘면서 길게 나오는 사람은 머리 속에 병이 있기 때문이다.

또 오장과 육부가 병들었을 때에도 나오는 목소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듣고 병을 알 수 있다. 먼저 간의 병이면 목소리가 슬프게 나오고, 폐의 병이면 목소리가 기쁘게 나오고, 심의 병이면 목소리가 궁글게 나오며 비장의 병이면 목소리가 길게 나오고 신장의 병이면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그리고 대장의 병이면 목소리가 길게 나오며, 소장의 병이면 목소리가 짧게 나오며 위의 병이면 말이 빠르며 담의 병이면 목소리가 맑으며 방광의 병이면 목소리가 흐릿하다.

목이 쉬었거나 막혀 말이 안 나올 때 흔히 살구씨, 귤껍질, 배, 참기름, 달걀 등을 먹으면 목이 트인다.

꿈과 목소리 외에도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땀이 그것이다. 땀은 저절로 나는 땀과 도둑땀, 머리에 나는 땀, 가슴팍에 나는 땀, 손발과 사타구니에 나는 땀, 피땀, 누런 땀 등 다양한데, 모두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저절로 나는 땀과 도둑땀은 동시에 나지 않고 시간차를 두고 난다.

저절로 나는 땀은 주로 대낮에 나는데 원인은 양기가 허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체 외부에서 흐르면서 양기의 운행을 주관하는 위기(衛氣: 양분이 피부와 주리를 튼튼하게 하여 몸을 호위하는 기운)를 보하여 땀구멍의 개폐를 조절해주어야 저절로 나는 땀을 막을 수 있다.

도둑땀은 이와 전혀 다르다. 도둑땀은 잠잘 때 흘리는 땀이다. 잠자는 시간은 대체로 밤이므로 시간적으로 음에 해당한다. 설령 대낮에 낮잠을 잔다 해도 고요히 누워 있는 인체는 음에 속한다. 도둑땀을 음기가 허한 증상인 혈허(血虛)로 보고 치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어린아이의 도둑땀은 음기를 보하는 것으로는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아이는 열이 잘 나기에 열기가 피부로 치받쳐 땀구멍이 열린 후 다시 닫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양격산, 삼황원같이 화(火)를 없애주는 약물을 투여하면 치료가 된다.

다음에 머리에 나는 땀이 있다. 머리는 인체에서 가장 상부에 있어 인체의 모든 양기가 모이는 곳이다. 사기(邪氣)가 모든 양기와 부딪히면 진액이 상부로 몰리기 때문에 머리에서 땀이 난다. 양이 허해서 그 틈을 타 사기가 침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양기운을 보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 된다.

가슴팍에 나는 땀은 다른 곳에는 땀이 나지 않고 오직 심장이 있는 부위에만 땀이 나는 것을 말한다.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심장에 병이 생긴 것이다.

손발에 땀이 나는 것은 진액이 위부(胃腑)로부터 사방으로 퍼지면서 겉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사타구니에서 땀이 나는 것은 신이 허하고 양기가 쇠퇴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남성의 정력이 쇠퇴한 경우에 많이 나타난다. 피땀은 달리 붉은 땀이라고도 한다. 이는 지나치게 기뻐하여 심장이 상해서 기가 흩어지면서 피가 따라서 나갔기 때문에 생긴다. 누런 땀은 땀이 황백즙 같아서 옷이 누렇게 물드는 것이다. 땀이 났을 때 목욕을 해서 생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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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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