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2억 투자 용인 경전철...'에버랜드 전용전철'?

사회 / 이정미 / 2013-01-30 14: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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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이정미 기자] 경기도 용인시가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익을 제공한다는 명목아래 세금 1조 32억 원을 투자해 건설한 경전철이 에버랜드 전용전철로 전락하게 되면서 시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경전철은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사업시행사와 최소 수입보장 비율 등을 놓고 갈등이 발생해 3년 동안 방치됐다. 또한 시행사와 국제중재법원 재판에서 패소해 이자 포함 8500여억 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경전철 문제를 놓고 용인시는 에버랜드 관계자들과 29일 시청 회의실에서 ‘용인경전철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에버랜드 협력사업계획 보고회’를 통해 경전철의 관광상품 전환 및 에버랜드와의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용인시가 에버랜드에게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많아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가 경전철 이름을 에버랜드를 연상시키는 ‘에버라인’으로 명명하고, 에버랜드에 경전철 차량 20대와 전대·에버랜드 역사 3년간 무상제공, 구갈역 및 동백역에 대형 벽걸이 동영상 광고판 설치 등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에버랜드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역사 하나와 차량 내외부를 자사 광고에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됐다.

또한 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은 구갈역과 동백역에서 하차한 뒤 경전철을 타게 하고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익을 위한 본래의 취지도 잃어버리고 있다는 평가다.

많은 비난에도 용인시가 이러한 방안을 고집하는 이유는 부족한 승객수요를 늘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시는 당초 경전철 이용승객이 15만 명 정도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이용승객이 예상 인원의 15%인 1만 2,500여 명에 그치자 승객 수요 확충을 위해 에버랜드와 협력사업을 벌이게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에버랜드와의 협력 사업으로 하루 최대 6,200명의 이용 수요 증가가 예상하고 있다.

수천억의 빚을 떠안고 놀이공원 셔틀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는 용인 경전철은 다음달 내에 삼성 에버랜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는 4월 개통 전까지 무상임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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