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조원 대 증발 셀트리온, 코스닥 뒤흔드나

e산업 / 이 원 / 2013-04-22 08: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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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매도 쇼크 ‘무너진 벤처기업 롤모델’...다국적 제약사 매각?
▲ 지난 16일 셀트리온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 이후 코스닥 시장은 3%가 넘는 물량이 빠지며 급격한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뉴시스

[일요주간= 이 원 기자]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지분을 매각 하겠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판 후에 주가가 추락하면 하락세 기준으로 주가를 매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방법을 말한다. 16일 코스닥 시장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지분 매각 발표 이후 3%대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 역시 시가총액 1조8,500만원이 증발하며 주가 역시 19일 거래종가 기준 37.1%까지 추락했다. 대표적인 벤처기업의 롤모델로 인정받아 온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의 공격으로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졌다. 그러나 서 회장의 이 같은 대처에도 불구하고 단지 ‘공매도’ 세력이 셀트리온의 매각을 가져온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셀트리온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창업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더니...”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
공매도로 과연 무너졌을까...시각 분분 “회계장부 의구심도 나와”

과연 공매도 탓인가

주가시장에서는 서 회장의 회사 매각의 이유로 ‘공매도’를 든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D증권 애널리스는 “공매도만으로 셀트리온의 주가가 폭락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결정적인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공매도 비율이 높았을 당시에도 주가가 상승한 데이터도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셀트리온의 회계방식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인 서 회장이 설립한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전문 업체로 2012년 3,299억 원 규모 매출의 대부분이 비상장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올렸다. 그러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작년 매출은 338억 원. 결국 물건을 재고로 쌓은 채 관계사에 물건을 되파는 방식으로 재고 자산이 묶인 금액만 2,981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잘못된 회계방식이 주식시장에 소문이 돌자 ‘실매출’이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가 공매도에 나섰다는 게 주식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 회장이 주장한 부분과는 차이점이 있다.

서 회장은 악의적인 소문이 주가를 추락시킨 것이라고 말하는 반면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은 물론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에 실제 매출이 없다는 소문이 나오자 주가가 추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서 회장이 주가의 추락을 공매도로 돌리기엔 실적 부풀리기 의혹 정황이 많이 드러난 상황”이라면서 “주식 담보로 2006년부터 7년 간 19차례에 걸쳐 담보대출을 받은 정황을 먼저 설명해야할 자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의견 분분

셀트리온의 대표적인 사업은 바이오시밀러이다. 화합물의 일정한 배합을 통해 만들어낸 복제의약품(제네릭)이 아닌 동물의 세포 배양 등을 통해 만들어낸 제네릭으로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효능은 유사한 반면 화합물로 만들어진 제네릭처럼 100% 효능이 일치하긴 어렵다. 셀트리온의 대표적인 류머티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아 국내 출시된 유일한 제네릭이다. 이 약품의 오리지널 약품은 지난해 한 해 동안 8조 원 어치를 팔아치운 ‘래미캐이드’이다.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만료된 후 기존 가격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제약업계에서 ‘제네릭’ 개발에 집중하는 부분이다.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에 비해 제네릭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주목받아온 ‘램시마’의 경우 세계 최고로 상용화된 2세대 바이오시밀러라는 데 주목했다.

식약청관계자는 “세균 배양 등으로 만들어낸 1세대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인 외국에 비해 동물세포 배양으로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낸 ‘램시마’는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제네릭의 개발로 판매고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의 판매고를 높일 수 있다는 것. 제네릭의 개발로 오리지널의 가격대가 떨어지면 100% 효능을 갖지 못한 제네릭을 구매하기 보다는 소비자는 오리지널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또한 서 회장의 다국적 제약사 매각설에서 의구심을 제기했다. 다국적 제약사 인수 시 보통 전량 인수하는 것이 관례인 반면 서 회장은 자신의 지분만을 내놨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판매가능성이 높지만 실제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려면 임상실험부터 다시 거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인수할 제약사를 찾기는 어렵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서 회장 입장은 단호했다. 회견장에서도 말했듯이 오는 6월 유럽의약품청(EMA)의 ‘램시마’ 판매 승인에 주목하라는 것. 그는 승인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 주목하라고 말하지만 업계는 실제로 승인이 나더라도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1~2년은 기다려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승인이 연기되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 희망 무너질까

코스닥 시장은 실제 셀트리온의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로 매각될 경우 국내 증시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경우 아이디어 하나로 투자 유치에 성공해 ‘벤처기업의 롤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이에 다국적 기업에 매각될 경우 인수 후 상장폐지 등의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시장은 ‘셀트리온’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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