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는 23일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A(11)양과 B(11)양이 같은 학교 학생 C(11)양을 폭행했다는 사건이 접수돼 조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 6일 오후 1~2시께 학교 주변 놀이터에서 친구 2명과 놀고 있던 C양에게 다가가 "왜 나를 험담하고 다니냐"며 화를 낸 뒤 C양을 주먹으로 때려 눕혀 머리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A양과 친분이 있는 B양도 폭행에 가담했고 C양과 함께 있던 친구들은 A양이 무서워 지켜보기만 했다.
A양은 분이 풀리지 않는다며 C양을 인근 화장실로 데려가 흙탕물이 묻은 머리를 감겨준다며 세면대에 머리를 댄 후 락스를 C양 머리에 부었다. 함께 있던 아이들 중 한 명이 이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양 등은 C양을 인근 상가 옥상으로 끌고 가 친구와 싸움을 시키기도 하는 등 이들의 폭행은 밤까지 계속됐다.
지난 9일 이 사실을 알게 된 해당 학교는 열흘이 지난 1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학교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또 이 학교는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야 서울시교육청에 상황을 보고했다.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19조에 따르면 학교장은 폭행행위가 발생하면 교육청에 이를 통보할 의무가 있다.
경찰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하는 한편 A양과 범행에 가담한 B양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당초 이날 오후 3시께 가해학생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이들이 현재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어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C양이 A양에게 피해를 입은 학생이 더 있다고 진술했다"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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