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망사고 현대제철 작업장서 발암물질 검출 논란

사회 / 강지혜 / 2013-04-26 17: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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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제2고로 ⓒ뉴시스
[일요주간=강지혜 기자] 현대제철의 작업장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잇단 사망사고가 발생해 근로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전국금속노조가 현대제철 등의 작업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발암물질 노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사용 중인 AT-040(속건신나)는 벤젠함량이 0.119%로 분석됐다.

벤젠이 0.1% 이상 함유됐을 시 발암성 1급 제품으로 보며 사용노동자들의 경우 혈액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 1급 발암물질로 사용 금지된 석면으로 의심되는 시료를 일부 채취한 결과 석면이 함유된 사실이 확인됐다.

주로 테이프 종류가 많았고 열처리로 내부 내화제와 쇳물 주입필터로 추정되는 제품도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현재도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래는 주문진규사에서 생산된 규사(Silica-sand)로 1급 발암물질인 실리카가 90.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2003년 그동안 사용되던 각종 석면제품을 철거하고 취급 사실과 관련된 자료를 전량 폐기하는 등 발암물질 취급 사실과 자료를 은폐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 측은 “노동자가 폐암과 악성종피종에 걸렸다 해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하다”며 “퇴직 전후 직업성 암에 걸린 노동자가 발생해도 회사가 발뺌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제철 작업환경에 대해 본적이 있거나 알고 있는 노동자들은 ‘아오지 탄광’이라고 말한다”며 “돈 못 벌어도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얘기까지 한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제철의 작업장에서는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불감증에 빠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 현대제철 당진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8일에는 현대제철 설비공이 추락해 사망했으며, 같은 달 2일 현대제철 형틀공이 추락해 사망했다.

또 그해 10월 9일 현대제철 전기공이 감전으로 추락해 사망했으며 같은 해 9월 5일에는 현대제철 비계공이 협착사고로 사망했다.

이처럼 지난해 9월 이후 무려 5명의 근로자들이 현대제철 작업장에서 사고로 사망해 현대제철이 근로자에 대한 안전 관리와 감독에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연이은 사망사고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규모 현장이다 보니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3월에 발생한 사고의 경우 현대건설에 도급을 준 현장이라 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에 현대제철 측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급을 준 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제철 작업장의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대해서는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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