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 떨어져도 ‘30억 연봉잔치’…금감원 전수 조사

e금융 / 김민호 / 2013-06-25 22: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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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민호 기자] 장기 불황으로 은행의 순익은 줄고 있는데 금융지주사 임원은 최대 30억원에 이르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과 금융지주사 임원의 불합리한 연봉체계를 처음으로 점검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 준수 실태에 대해 다음 달부터 전수 조사에 들어간다. 조사 대상은 은행권에 그치지 않고 보험사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카드사 등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수익이 올라갈 때는 임원의 연봉이 많이 오른 반면 수익이 떨어질 때는 연봉이 거의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실제로 성과보상이 기준에 맞게 지급되고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4431억원으로, 2011년(8조8322억원)보다 15.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KB금융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3억1300만원에서 3억9200만원, 신한금융은 5억900만원에서 7억1400만원, 우리금융은 5억9800만원에서 6억원으로 올랐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임원 7명에 대해 29억원의 연봉을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에 경우, 국민은행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1년 3억500만원에서 지난해 3억3700만원으로, 우리은행은 2억8390만원에서 3억4400만원, IBK기업은행은 3억4100만원에서 4억100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8억7300만원으로 1년 새 2억원 가까이 크게 올랐다.

주요 임원의 연봉 인상률은 물론 연봉 외에 지급되는 성과급에 대해서도 규제에 나선다.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은 지난해 고정급여와 단기성과급을 합쳐 14억3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최대 13억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장기성과급을 합치면 보수가 최대 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원 개별로 보수를 공개하지 않는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에게 총 43억6000만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고정급여 및 단기 성과급은 24억9000만원, 장기 성과급은 18억7000만원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 최흥식 사장과 전직 경영진, 계열사 대표 등 임원 7인에게 지난해 29억원의 고정급여와 단기 성과급을 지급했다. 전임 경영진은 지난해 3월 퇴임했고, 계열사 대표가 지주사에서 받는 급여는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은 김 회장과 최 사장에게 돌아간 셈이다.

금감원은 이번 전수 조사를 계기로 현실에 맞게 급여를 공시하고 그해에 발생하는 수익과 예상 성과급까지 포함해 공개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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