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패러다임 귀결점, “지금은 데모 버전이고 홍보 기간”

e산업 / 최형선 칼럼니스트 / 2013-06-29 15: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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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최형선 칼럼니스트] TGIF(Thank God It’s Friday)가 최근 다른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을 줄여서 최근 우리에게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사이버 상품들을 나열한 것이다. 즉, 이들은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상륙한 미국 IT 서비스의 4인방이다. 이들이 향후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는 결코 허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서비스가 결국에는 미래의 시스템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정보와 어플리케이션을 사이버 공간에 저장하고 그것을 언제든지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발상은 결국 지식의 종속을 의미한다.

지식을 공유하자는 멋있는 발상은 지식을 중앙에 모두 모으고 통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오픈소스나 지식 공유 채널들의 활동은 이면에 세상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이데올로기가 개입된 것일 수도 있다.

복부 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 많은 이들이 복부만 집중적으로 운동해서 살을 빼려고 한다. 사실 사람은 복부와 엉덩이에 체지방을 저장하도록 되어 있다. 또 여자들의 경우 허벅지에 지방이 붙기 마련이다.

그런데 복부에 살이 찌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의 뇌는 허리에도 살을 찌게 만드는 조치를 내린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살이 찌는 일이 벌어지고 이에 해당되는 질환도 발생한다.

그렇다고 특정 부위의 살을 빼는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지방은 몸 전체적으로 동시에 빠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골고루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량이 늘게 되고 또 늘어난 근육량은 운동량을 증가시킨다.

속성 방식을 취하는 것은 사람들이 사이버 세계의 편리성을 좇는 것과 흡사하다. 그러한 치우침은 편식과도 같아서 인간 존엄성을 잃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는 ‘닦개’라고 불리는 커다란 물필터가 있다. 이것이 자주 동작을 멈추곤 한다. 그렇게 되면 발전소 환기시스템에 습기가 차게 되고 그 습기는 두 개의 밸브를 타고 증기 발전기에 들어가야 할 차가운 물의 흐름을 막게 된다.

이것이 자칫 잘못하면 원자로 붕괴을 야기시키는 원인이 됨을 거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만일의 사태에 주의하기 마련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스리마일 섬의 원자로도 그랬다. 하지만 그날따라 예비냉각시스템의 밸브가 열리지 않았다. 계기판도 수리를 요한다는 꼬리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원자로 붕괴를 막기 위한 특수 밸브도 있었는데 그것도 그날은 동작하지 않았다. 그날따라 방사능 감지기도 동작하지 않았다.

모두 별개의 요소들이었지만 기술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 때까지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역할을 했다. 결국 원자로 붕괴로 이어졌고 미국은 그후 원자력발전을 포기했다. 원자로 붕괴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사실 희박하다. 이는 미국이 통계적 확률을 신용하지 않게 된 중요한 사건이었다.

인간은 자신들이 만든 시스템이 확률이란 산술에 의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한계이고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치명적 결함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인간이 지상에 존재할 확률도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0에 가깝다고 얘기하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결함을 잊어버리려 한다. 결국 인간은 흠이 있는 존재이며 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 얘기했다. ‘힘든 것을 참거나 환란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성공 후의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다.’

그게 사실이다. 사람은 칭찬을 받을 때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마치 자신이 성공한 사람이나 된 것처럼 우연한 확률의 당첨자가 된 것에 환호한다. 로또에 당첨된 자가 망가지는 것은 그 순간에 도취되고 기존의 생체 리듬을 잃어버린 때문이다.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런데 스스로를 편하게 하고 꾸미는 것이 그 가치를 드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모두가 개성이 있고 독특하기 때문에 각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인간 기술의 새로운 사이버 패러다임은 이러한 개성을 무너뜨리고 일관된 생각을 갖도록 유도할 것이다. 인간이 시스템에 갖히게 되는 순간 좀처럼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 시스템이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도록 고무시키고 있다. 지금은 데모 버전이고 홍보 기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통합된 시스템은 인간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 이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기술의 궁극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그 똑똑했던 독일인들은 히틀러에 열광했고 그가 만든 통제 시스템에 의해 길들여졌다. 그가 유대인들을 잔인하게 학살했을 때도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하나의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며 다른 대안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천황의 결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제 인간은 시스템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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