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자 편집장으로 10년 동안 블로깅을 하던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데렉 밀러는 2007년 결장암 판정을 받았다. 2010년에는 말기 증상이 보이며 말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아내와 11살, 13살의 자녀를 둔 밀러는 사망 전에 ‘마지막 포스트’란 글을 남겼다.
자 나는 이제 죽었습니다. 이 글이 나의 마지막 글입니다. 이미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겠지만 이 글을 통해 정식으로 선언합니다. (중략) 삶에 어떠한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즐거운 일들을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내 딸들과 사랑하는 아내가 내 투병과 죽음으로부터 희망을 찾기를 바랍니다. 세상 아니 우주 전체가 아름답고 놀라운 세상입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으며 후회도 하지 않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딸들아, 너희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최선을 다한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내 최고의 친구이자 아내여, 당신이 없었다면 무엇을 했을지 모르겠구려. 당신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초라한 세상이 되었을 것이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소.
후회 없는 인생이 주는 감동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정말 우리 가운데 이런 말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한국의 산업이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상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뛰어난 건축 능력을 자랑하지만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악평을 받는 것도 그 한 예이다.
적당히 잘 한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정말 잘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정말 잘 하려면 다른 이들이 간과하는 세밀한 부분에까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그만 차이가 비즈니스의 질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얼마 전 인사동에서 찍은 ‘This is Arirang’이란 유튜브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며 울먹인 적이 있다. 감동이란 서로 같은 심정이 될 때 물결처럼 일어나는 것이다. 마치 ‘너 정말 그랬니? 나도 정말 똑 같은 심정이야’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코드가 계속 일치되는 것을 확인할 때 겉잡을 수 없는 파장에 휘말리기 마련이다. 난 그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인 것에 대해 긍지를 느꼈고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무척 머리가 아팠다. 그런데 아파도 머리를 때리면서 그것을 참았다. 어쩜 남들도 그렇게 아플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머리가 아파서 달리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달리면 쿵쿵 울렸고 그 아픔이 무척 심했다.
당시엔 김치와 간장만 있어도 맛있게 밥을 먹던 시절이었다. 보다 잘 먹을 수 있었다면 계란을 밥에 말아서 간장과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니 영양 섭취가 시원치 않았겠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불평은 없었던 시절이었다. 남들도 다 힘들다고 생각했고 그게 대수냐고 반응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랬던 어린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것은 그때의 사람들이 순수했기 때문이다.
난 꼼수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 필체도 뻗어 쓰는 체이 듯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물론 학창시절에 예쁜 글씨체를 개발하려 했지만 성격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에게 되도록이면 솔직한 편이다. 아내를 만나서도 과거에 만났던 여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간혹 특강을 할 때 테크니컬라이팅 업계 현황과 전망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난 속이지 않고 밝지 않은 현실을 얘기해준다. 그런데 거짓을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하는 이가 이 업계를 잘 이해하고 일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기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그를 반길 수가 없다. 물론 먹고 살기 위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리라.
진학지도를 하는 교사들의 경우도 입장이 같을 것이다. 그들은 결국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각자가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학지도 상담사들은 양심을 속여야 하는 상황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런 것이 바로 이론과 현실의 격차다.
이분법으로 얘기했을 때 악한 사람은 양심을 버리지만 선한 사람은 그것을 버릴 수 없다. 악한 사람은 속이면서도 상대가 믿을 수 있는 알리바이를 만들지만 선한 사람은 진실을 그대로 붙든다. 결국 인정을 받고 주변을 감동시키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지만 그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에게 해를 받기도 한다. 이런 것이 인생이다.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얘기한다. 그것은 기회와 노력과 경험이다. 그것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자가 값진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노력과 경험을 통해 공력을 쌓다보면 성공하는 날도 오기 마련이다.
그런 것도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그래서 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성이라고 말한다. 지식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주변을 어떻게 감동시킬 수 있고 어떤 신뢰를 얻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감동이 없는 인생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다.
감동이란 우리가 믿고 있는 도덕적 견지가 성취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파동이다. 어떤 사람은 선한 사람이 무시를 당하고 억압을 받는 현실을 보고 비관하며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모른다.
당사자의 마음이 어떠한지는 모른 채 자신의 문제인 것처럼 여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과 같다. 진정으로 그를 위한다면 그 아픔에 동조하고 함께 아파했을 것이다. 그것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은 자신을 이해해 주는 이를 만나게 되면 절망하지 않고 그 선한 가치를 이루려 노력하게 된다.
이런 것이 이 사회에서 희망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함께 동조할 때 선한 가치도 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정의란 이름으로 악을 드러내고 처단하려는 이보다 함께 울어주고 아파해줄 수 있는 이가 필요하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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