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간 개개인도 살아 있는 기업과 같습니다"

칼럼 / 육인숙 작가 / 2013-07-16 11: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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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인숙의 풍경소리(2)-인생경영의 제1원리 “사는 일이 전쟁이라 하지만 사실 모든 싸움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이 나를 속이고 세상이 나를 막고 궁지로 모는 것 같아도 그 출처를 따져보면 바로 내 마음입니다.”

[일요주간=육인숙 작가]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하고 싶고 누군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 번뿐인 생의 꿈을 이뤄 멋있게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다 가고 싶습니다. 때문에 인생도 사업이라 할 수 있지요. 기업이 융성하려면 투자도 하고 연구 교육도 해서 거듭되는 변화를 통해 진화를 꾀하듯이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이라는 사업의 실질적인 주체인 인간 개개인도 살아 있는 기업과 같습니다. 목표가 있으면 투쟁해서 쟁취해야 하고 행복해지려면 스스로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인생경영에도 나름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살기 좋은 세상이라 말하면서 반드시 ‘돈만 있으면’이라는 단서 붙이는 일을 잊지 않습니다. 또 물질이 있어야 마음도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인생을 경영하는데도 돈이 우선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마치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암시에 걸린 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돈 돈 돈 하며 그 위력만 믿고 따라가다 정말 돌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삶의 동기가 오직 부의 축적과 야욕에서만 촉발되는 사람은 이미 메피스토와의 결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는 데 답은 없지만 시간은 답을 알고 있고 인간은 그 시간 속을 지나가니까요. 이런 이유로 격조 높은 자리에서 추락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비일비재하게 보아왔습니다.

세상이 놀랍도록 진화하는데도 인간 스스로 역행하는 것은, 날로 깊어지며 다양하게 확대되는 정신질환들과 수위를 넘어 날로 극악무도해지는 사회적 병폐는, 바로 마음의 부재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마음의 실체를 정시(正視)하지 못해서라 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 무엇이며 그 마음으로 그 마음대로 그 마음만으로 마음껏 살고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며 때론 뛰어 넘게도 하는 내 마음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고 있는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소소한 고난에도 자존감을 잃고 생을 포기하거나 파산해버리고 나자빠지는 것입니다. 인간 최종의 모습이 영혼을 저당 잡힌 파우스트라면 그렇잖아도 서글픈 세상 너무 참담하지 않을까요?

사는 일이 전쟁이라 하지만 사실 모든 싸움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이 나를 속이고 세상이 나를 막고 궁지로 모는 것 같아도 그 출처를 따져보면 바로 내 마음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 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갈매기의 꿈의 저자 리처드 바크가 한 말입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않나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마음이 먼저 알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내 몸에서 결핍을 느껴 무엇인가를 필요로 할 때 마음은 이미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으로 간절히 절절하게 바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제 구태의연한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마음눈을 뜨기만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알아서 이끌어 줍니다. 우리는 단지 마음이 흐르는 대로 동하고 향하는 대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집중하기만 하면 됩니다.

손자병법(孫子兵法) 13계에서 18계는 공전계(攻戰計)라 하는데 그 원리는 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계책을 모의하여 적을 공격하는 전략입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하면 백전불태(百戰不殆)하고 백전백승(百戰百勝)한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결국 자신을 바로 알고 바로 세우는 일이 인생경영의 근본원리라 할 수 있고, 내 마음의 확고한 주인이 되는 일이 인생경영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뿌리 깊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그 위에서 생의 가지가 곧게 뻗어나가게 됩니다.

전쟁에서의 진정한 승리가 살아남는 일이라면 인생에서의 참된 성공은 이 혼탁하고 암담한 세상에서 진정한 자신을 건져 올려 빛을 입히는 일입니다. 이것이 곧 인생경영의 제1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의미와 신뢰를 품어 자라게 하고 고난의 매순간을 딛고 꿈을 향한 열정으로 일어서게 하며 운명처럼 서로의 나를 알아보는 그 마음, 지금 우리 안에 있을까요?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당신, 향기롭게 인간답게 아주 잘 살아왔습니다.

육인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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