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복지’ 뛰어넘어 ‘실버경제’ 시동을

e산업 / 서지홍 칼럼니스트 / 2013-08-20 1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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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박근혜정부 노인문제 ‘총괄정책’ 수립하라 한국경제 재건과 부흥 일으켰던 주역들 ‘찬밥신세’
OECD국가중 한국의 노인자살률 세계1위 ‘큰충격’

▲ @Newsis
[일요주간=서지홍 칼럼니스트] ● ‘노인문제’ 정부가 정책적 관심을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1950~60년대 전쟁 통에 먹을 것, 입을 것조차 궁했던 그 시절, 우리네 부모님은 자식이 굶을세라 어딘가에서 보리쌀 으깬 주먹밥을 얻어와 자식에게 먹이던 어머니! 어렵던 시절 서러운 한을 가슴속에 여며두고, 그저 자식 사랑에 눈물을 훔치던 무조건적 부모님의 큰 사랑! 가슴 찡한 인정의 세월은 우리네 어머니의 따뜻한 모정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땀 흘려 가꾸어 온 자신의 텃밭을 자식들에게 잠식되고, 뒷방 늙은이로 물러앉아 버린 가련한 우리의 노인들, 인정이란 언어가 무색하리만치 비도덕적이고 폐륜이 성행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부모님이라고 부르던 아름다운 사랑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우리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노인을 거리로 내몰고, 끝내는 ‘현대판 고려장’이 성행하는 현실을 보면서 인간의 이기주의가 낳은 또 하나의 비극이 사회문제로 등장한지 오래다. 그러나 그들을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자식들도, 정부도, 정치인도, 이웃도 그저 남의 일인 양 스쳐지나가는 사회적 모순구조에서 노인들은 점점 힘들고 어려운 삶을 고되고 영위하고 있다.

오늘의 노인, 그들은 1960~70년대 근대화의 주역을 자임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오늘의 경제를 무(無)에서 유(有)로 만들어낸 장본인들이다. 그동안 모았던 재산, 자식들 학자금으로 결혼자금으로 다 소진해버리고,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하루하루 시들어 가는 육체와 병마에 시달리는 것뿐이다.

이제 그들에게는 기댈 자식도 없다. 믿을 세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 이상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살아 온 세월의 흔적을 조금씩 회상하며 자식 원망도 못하고 멀리서 ‘그저 잘 살아야지’ 하면서 자식들이 잘 살기를 기원도 아끼지 않는 우리의 부모님들이 골목 어귀에서, 공원 벤치에서 처량히 쭈그리고 앉은 우리네 부모님들의 자화상이다.

● 인생 100세 시대! 절대 축복아니다

인생 100세 시대, 오래전부터 우리가 바라던 축복된 일이 아니었든가.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삶은 너무 험난하기만 하다. 기계도 일정 기간을 넘어서면 여기저기 삐걱거리고 고장 나기 일쑤다. 하물며 사람이
70을 넘기면 어디 성한 곳이 있겠는가.

어느 보험회사 광고 말처럼 “나이가 들면, 어디 안 아픈 곳이 없는데….”라는 말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픈 곳이 많다. TV 프로그램에서 노인들이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는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을 방영을 한다.

그것은 전체 노인의 1%도 안 되는 일부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나 즐기는 일이지 나머지 90% 이상은 병마에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워 이중고에 시달린다. 삶에 지친 노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생을 마감하려고 한다. 그래서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노인자살률이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이다.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하면서 노인들이 가난과 고독, 질병, 무직업에 적절하게 대응할 충분한 물질적,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하면서 자살 급증을 불러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한 우리나라 자살률 증가추세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게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증한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자살률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만 해도 100세 노인을 만난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불과 4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100세 노인이 1,836명(2010년 기준)이나 된다. 의학의 발달과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그만큼 수명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명만 길어졌다고 반가워 할 일이 아니다. 의식변화로 자식들마저 외면하는 시대이며 또 국가적으로 복지정책이 노인위주가 아닌 아동 위주로 우선되고 있기에 불가불 노인들의 복지는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나이든 노인들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의례적 위로를 한다. 그러나 그런 덕담이 마냥 피로회복제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사회는 나이든 사람을 기피하는 ‘노화기피현상’에 빠져 있다.

가령 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가까이 하려하지만, 아이들은 ‘냄새가 난다.’ 혹은 ‘세대차이가 난다.’는 말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있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요즘 여름 휴가철이다. 핵가족시대에 해수욕이다, 해외여행이다, 외식이다 하며 가족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지만, 극소수의 노인들이 자식들과 같이 휴가를 즐길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제시한 공약에서 65세 노인의 노령연금은 지금의 9만 여원에서 일괄적으로 20만원까지 올려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나 2014년 7월경에 실시하며, 정부는 노인 전체가 아닌 하위 60~70%에만 20만 원씩 지급하고, 나머지는 차등으로 노령연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그러나 신생아에게 지급되는 복지혜택이나 어린이들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 등 복지지원금은 노인들의 노령연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게 책정되면서 노인들에게는 기초생활조차 유지가 어려운 금액을 지원 하겠다고 하니 점점 노인들은 불안과 좌절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 일을 할 수 있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2010년(7월 1일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519만 명으로 우리나라 총인구의 10.7%를 차지한다. 즉, 인구 10명 중 1명이 노인인구인 셈이다. 200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후, 매년 노인인구가 증가되는 추세로 향후 2018년에는 14.3%, 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화 사회’에 도달은 기정사실화인데, 정부는 노령화사회에 대한 정책에 대해 차질 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심히 걱정이다.

요즘 노인들이 어쩔 수 없어 거리를 헤매거나 공원 등지에서 배회하면서 기껏 하는 일이 장기나 바둑, 화투놀이를 하면서 소일을 하고 있다. 또한 몇몇 노인들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폐지 줍기’나 ‘공병수집하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거기에 얻어지는 수입이라고는 하루 몇 천 원에 불과해 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마당한 일자리가 없다. 노인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에서도 그 숫자는 한정되어 있고, 일하려는 노인들은 너무 많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며 그것도 겨우 단순 일자리며 이마져도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이다.

65세 노인들은 월 9만원 정도로 국민총생산(GNP) 2만불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국가의 노령연금으로는 주기적으로 다니는 병원비도 안 되다는 푸념의 소리가 도처에서 들린다.
또 20만원으로 노령연금이 오른다 하지만 노인들의 생활이 과연 안정이 되겠는가 하는 것도 의문이다.

노인들 중 아직도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도 만들어 주면 어떨까? 유휴 노인인력을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이에 20만원을 현금으로 주는 대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노인들에게 간단한 일자리를 주어 보수를 늘이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제, 노령화 시대 노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노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고령화 사회가 우리보다 먼저 진척된 가까운 일본에서는 일찍이 노인인력의 효율적 수급 계획을 세워 노인들이 힘을 펼 수 있게 실사구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많은 노인들은 본인들이 원하면 일에 적극 매달릴 수 있다. 응당 유급이다. 정부에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유연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까운 산에 나무를 일정수량 배분 받아 자신의 이름을 붙여 관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사람의 노인이 50∼100 그루를 맡아 구청에서 제공하여 주는 기구로 나무 가지도 치고, 비료도 주고, 물도 주어 사랑으로 나무를 키우니, 일본 전역이 푸르고 울창한 숲으로 자연적으로 녹화사업이 물 흐르듯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그 노인들에게는 수고한 만큼의 임금이 지급된다. 이에 일본의 노인들은 열정을 가지고 일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충만하다. 또한 이들은 물론 전직 장관에서부터 교수, 노동자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이다.

또 노인들은 일본 곳곳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공원관리도 열심이다. 공원의 어느 한 부분의 구역을 맡아 쓰레기며 낙엽 같은 것을 쓸고 청소를 하여 공원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는데, 일반 청소인부들보다 한층 섬세하고 애정 넘친다.

일본이라고 공원에 쓰레기며 담배꽁초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공원을 한 바퀴 산책을 할 동안 버려진 쓰레기며 담배꽁초가 깨끗이 청소되어 있어 늘 깨끗한 공원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한 관리는 이렇게 말한다. 노인들이 맑은 공기 마시며 운동도 겸해서 숲도 가꾸고 미관도 단정하게 정돈하기에 집에 있는 노인보다 한층 건강하고 활력 넘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본의 노인들은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일본의 노인들은 한 달 임금이 우리 돈으로 80만원에서 12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물론 이런 정책을 마련한 일본의 관계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노인들이 할 일이 없어 공원을 배회하거나 잡기에 빠지는 것보다 일본 노인들은 얼마나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가를 생생히 목도하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 사회 역시 인지상정이다. 노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노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개발하자. 공사장에서 등짐을 지는 일은 못할망정 산에서 나무를 가꾸는 일이나 공원을 청소하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육체적 노동이 아니면 노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노인들이 땀을 흘리면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노령연금을 주는 것보다 떳떳할 것이다. 정당하게 일을 하고 받는 임금은 노인들의 경제생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품위 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배려를 충분히 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막을 수 없으면 활용을 해야 한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무수히 많을 것이다. 국가에서 노인인구 급증에 우려와 걱정만 하지 말고, 노인 유휴인력이 미래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복지정책과 병행전략 하에 기만하게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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