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부재’ ‘이건희 건강 이상설’···삼성그룹 위기인가, 성장통인가

e산업 / 이희원 / 2013-08-27 1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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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진단] 삼성 이건희 회장 위독설, 75년史 위기올까
▲ ⓒNewsis

‘갤럭시 쏠림’ IM사업부 그룹 전체 영업이익 72% ‘편중현상’
신성장동력에 따른 새로운 사업 개발 등 먹거리 부재해결 ‘시급’
취임 8개월 이재용·신사업 눈 돌린 이서현 등 경영면서 합격점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지난 한주 국내 굴지의 1위 그룹인 삼성家가 때 아닌 위기설에 휩싸였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폐렴으로 입원한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이 회장의 신변에 재계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다행히 가벼운 감기증세로 알려져 열흘 만에 퇴원했지만 23일 예정된 신경영 20주년 행사는 자연스럽게 미뤄지게 됐다. 끊이지 않은 이 회장의 위독설 뒤로 그룹 후계자로 자리잡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태세다. 최근 삼성그룹 내 매출 이익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내 ‘갤럭시’에 쏠려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삼성전자마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요주간>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경영사와 위기설에 대해 집중 조명해봤다.

사업 편중 삼성전자 먹거리 부재 해결책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벌어들인 세전(稅前) 이익은 39조1,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T·MOBILE 이하 IM)가 달성한 세전 이익은 20조 원에 달했다. 한 사업부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진 셈이다. IM사업부의 상승기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져 삼성전자 총매출의 62%, 전체 영업이익의 72%를 차지했다.

갤럭시폰으로 대표되는 IM사업부의 영업이익 편중 현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총 매출의 41%와 전체 영업이익의 52%를 차지했던 IM사업부는 그 쏠림 현상이 심각한 추세다. 그룹은 물론 재계에서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 관계자에 따르면 그룹 내 ‘전사기획팀’이 사업별 융·복합(컨버전스)과 시너지 창출, 뉴 비즈니스 전략을 수개월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세트(완제품) 중장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삼성전자측은 향후 관련 실행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이)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해온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회사 전체 매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높은 것은 그룹 내 리스크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삼성전자 내)각 사업부 이익을 연계할 수 있는 시너지 제고는 물론 신사업군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내 IM사업부 매출이익 쏠림 현상은 삼성전자 내에서 영향은 물론 모바일 사업부의 ‘갤럭시’관련 부품을 조달하는 삼성전자 계열사들의 매출에도 집중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매출 이익이 IM사업에 편중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외국계증권사인 JP MORGAN(JP모건)이 내놓은 갤럭시S4의 판매둔화를 예상한 보고서가 나오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한 사실만 봐도 시장의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부증권 차재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 자체에 편중된 영업 이익보다 삼성이 제대로된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면서 “재계 1위의 삼성그룹의 문제인 만큼 이는 한국의 산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의 성장은 한 동안 수평선을 그릴 것”이라면서 “신제품의 창출보다 차세대 제품들의 고속 성장을 위해서 갤럭시 시리즈기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폐렴으로 입원하자 삼성이 때 아닌 위기설에 휩싸였다.ⓒNewsis/AP

100년 기업 삼성 극복할 과제는

“20주년이 됐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사물을 깊게 보고 멀리 연구해야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20주년 행사에서 그룹 내 위기의식을 강조한 기념사 내용 일부이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이 현재 세계 1위하는 제품들은 빠르면 5년, 길어야 10년 이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기업들이 최고의 정점을 찍은 그‘순간’에 머문 채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곤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회장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할 때가 바로 위기다”며 자주 언급해왔다.

삼성그룹의 지난 75년 사를 돌아보면 가히 성공가도를 달린 것만은 분명하다. 선대 古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은 삼남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 회장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삼성그룹은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변모했다.

현재 삼성그룹이 당면한 리스크는 모바일에 편중된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와 10년 후를 책임질 다음 먹거리의 부재, 그리고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반기업 정서의 심화 등이다. 또 대외적으로는 애플은 물론, 거대 자본과 시장을 무기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삼성에게는 위협요인이다.

이를 극복하고 100년 기업 삼성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얻어 내야하는 과제가 당면해있다.

위기 혹은 성장통

삼성전자의 ‘갤럭시 쏠림’ 현상을 놓고 ‘위기’와 ‘성장통’ 사이에서 전문가들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반도체 사업 부문은 삼성그룹을 세계 1위로 도약시키는 데 앞장섰다.

특히 IM사업부는 당시 고급 휴대폰 시장을 이끌 던 모토로라의 휴대폰을 ‘한국 지형에 강한 애니콜’로 내수 시장에서 몰아내더니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조차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애플사)을 누르고 고급화 및 상용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아직까지 스마트폰 시장을 성장기라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IM사업부의 편중현상을 ‘위기’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 JP모건의 부정적인 내용의 리포트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맥없이 무너졌지만 이는 삼성의 위기가 아닌 삼성의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볼 수 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Newsis/AP
취임 8개월 이재용 일단 합격점

여기에 취임 8개월째에 들어선 후계자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따내며 그룹 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부회장 취임 직후 그룹 내 추진 중인 5대 신수종 사업을 직접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반도체와 IT사업부까지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수식어는 바로 ‘조율’이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요사업부문이 부품(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사업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이들 사업부문은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3개 주요 사업부에 각자 대표이사가 각자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이 부회장이 착실히 진행해 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지난해 말 대비 영업이익은 7.8%의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 부회장이 이런 노력 때문이라는 평가다.

실제 이 부회장은 각 사업과 관련된 해외 주요 시장을 직접 방문하며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곳은 중국 시안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이다.

삼성전자가 단일 지역 투자로는 최대인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도 이 부회장의 중국 지도부와의 접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중국 하이난성의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2차례 만나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중국에서의 삼성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도 일조했다.

지난 6월에는 류옌둥 부총리와 먀오웨이 중국 공업정보화부장(장관)과도 회동하면서 중국 지도부와 관계를 강화했다. 특히 먀오 부장과의 만남에서 이 부회장은 통신, 소프트웨어(SW), 전기차 사업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입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공식방문에서 빛이 났다. 지난 6월 30일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찾은 박 대통령을 직접 수행하며 대외역할이 한층 강화됐다.

이 부회장의 행보는 중국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4월 이 부회장은 신 사장과 함께 일본 통신 3사 최고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갖고 삼성의 일본 내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입지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차녀 이서현 새로운 도전

여기에 제일모직이 정보기술(IT)사업에 집중하면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절반가량을 IT사업에서 올렸다. 재계에서는 이에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보다는 IT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 부사장은 올해 초 패션총괄담당에서 전사경영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경영보폭을 한층 넓혔다. 이와 관련해 이 부사장의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e-삼성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IT분야에 도전했지만 쓴맛을 본 바 있어, 여동생인 이 부사장의 ‘IT 도전’에도 이목을 쏠리고 있다.

최근 제일모직은 주력분야인 패션사업에서 그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매출액의 선두를 이미 케미컬(화학) 분야에 넘겨준 지 오래다. 특히 올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전자재료사업에서 나오는 등 제일모직 내 ‘신수종사업’으로 떠올랐다.

올 초 전사경영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 부사장은 지난 4월에는 경북 구미 전자재료사업장을 방문하는 등의 행보로 패션사업 이외의 사업에 그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그간 삼성그룹 내 신사업에 뛰어들어 시련을 겪었던 오빠 이 부회장의 전적을 살펴봐도 한우물을 파지 않고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에서다.

재계관계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위기설로 더욱 부각된 후계구도를 놓고 이서현 부사장의 패션과 화학을 전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한편, 아직까지 삼성그룹은 위기가 아닌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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