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재보선, 저조한 투표율...여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정치 / 김진영 / 2013-10-31 10: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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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 정부 국정운영 힘 실어줘” vs 野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31일 황우여 대표와 당직자들이 새누리당 재보선 당선자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Newsis
[일요주간=김진영 기자]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구·울릉 등 두곳에서 열린 10·30 재보선 결과는 여당의 압승으로 매듭지어졌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감사 등 정치현안들에 밀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향후 정치권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원로 친박인사인 서청원의 귀환이 박근혜 정부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 화성갑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는 3만 7,848표를 획득하며 63.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반면 민주당 오일용 후보는 1만 7,618표를 기록, 29.2%를 차지했고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8.2%라는 한자릿수 득표율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의 지지가 높은 경북 포항 남구·울릉 역시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가 5만 7,309표를 얻으며 78.6%라는 높은 지지로 당선을 확정, 민주당 허대만 후보(18.5%)와 통합진보당 박신용 후보(2.9%)를 크게 따돌렸다.

그동안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등 정보기관의 대선개입에 초점을 맞춰 대여압박 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민주당은 참패를 면치 못한 선거결과에 울상을 지으면서도 담담한 분위기로 사태를 관망하는 모양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번 10.30 재보궐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며 짤막한 논평을 내놨다.

통합진보당도 비록 한자리수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의미있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재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 수호, 유신부활저지를 끝까지 호소한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진보정치실현의 가능성과 희망을 확인한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분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도 31일 열린 제4차 내란음모조작 공안탄압분쇄 민주민생수호 투쟁본부 중앙회의에 참석해 내란음모라는 마녀사냥 속에서도 변치 않은 믿음을 보여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의 사활을 걸고 민주주의 수호,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행동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두 곳 모두에서 큰 차이로 야당을 따돌리며 승리를 거머쥔 새누리당은 민심이 아직 여당을 저버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결과라고 자축하며 민생정치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다짐했다.

유길호 대변인은 “국민들이 앞으로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민생에 매진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민심을 풀이하며 “자만하지 않고 정치를 혁신하면서 민생을 살리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당선확정 직후 선거 결과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도록 국정을 힘 있게 잘 수행하라는 국민들의 지지와 격려라고 받아들인다”면서 “10% 정도 앞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보니 조금 더 어깨를 두드려 주셨다”고 자축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화성과 포항의 발전, 그리고 대통령 임기 5년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더 뒷받침하고 국민들의 뜻을 더욱 겸손하게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3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선불복에 휩싸인 야당에 민심이 돌아선 결과가 아니겠냐는 발언도 나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선불복의 유혹에 빠져 민생을 내버려둔 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전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의 천막당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민주당 천막당사가 불법점거 90일이 넘어가고 있고, 하루에 16만 5천원씩 변상금을 내고 있는 천덕꾸러기, 계륵신세라고 한다”고 언급하며 “국회에서 할 일이 산더미인데 국회의원들이 오다가다 천막에 들린다고 이미 떠난 국민의 관심이 천막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제라도 온전히 원내로 집중하고 도심경관을 해치는 흉물스러운 천막을 걷어내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오롯이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이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경기 화성갑의 최종 투표율은 32.0%로 18만 9,817명 유권자 중에서 6만 647만이 투표장을 찾았고, 포항 남구·울릉 역시 21만 156명 중 7만 3,429명이 투표에 참여해 34.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는 발판이 됐던 서울 노원병 등 3곳에서 열린 지난 4월 재보선 최종투표율 41.3%에 견줘도 낮은 수치다.

전통적으로 보수지지가 두드러진, 새누리당의 표밭이었던 화성과 포항이라는 지역적인 이점도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번 재보선을 통해 7선을 기록하게 된 전 한나라당 대표인 서청원이라는 거물 정치인에 비해 야당에서는 정치경험이 없고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이 도전장을 냈다는 점 역시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볼 수 있어 예견된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민주주의의 꽃이자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는 선거이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과 연이어 터진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 NLL 대화록 논란과 국정감사에서 집중거론된 기초연금 및 검찰 항명사태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밀린 작은 선거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난 대선판에 머물러 있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지나친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 또한 앞으로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이 풀어야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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