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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자살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자살이라는 사회병리현상 자체에 무감각해지는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가수 겸 산소주의 생명운동가 이광필(50)씨 @Newsis | ||
자살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살이 일상화 되어 있는 사회이며, 개인 스스로는 자살과 관련이 없을 수 있겠으나 주변에서 자살한 사람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고(故) 최진실 씨나 그 남편인 프로야구선수 조성민씨 등등 많은 유명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함으로 인해 자살이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조성되고 말았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내세관이나 종교관을 떠나서 일단 인간의 세상과 등을 지게 됨을 의미한다. 사람이 죽으면 당연히 그 가족들은 슬퍼할 수밖에 없으며, 자살한 사람의 역할과 일을 누군가가 대신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가장의 자살, 엄마의 자살, 자녀의 자살, 연로하신 부모님의 자살, 사장님의 자살, 군인의 자살 등등 실로 주변에서 친하거나 또는 전혀 친하지 않다 하더라도 같은 세상에 숨을 쉬는 사람들이 연속적으로 자살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자살이라는 사회병리현상 자체에 무감각해지는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가 전수적으로 나서서 자살방지와 관련한 상담기관을 만들고 이를 정신의료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자살사건에 대해서 예방적인 영향과 작용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찾아가는 자살예방이 아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서 극히 제한적으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자살률 최고라는 오명을 벗어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된다.
● '자살 다빈도' 특정영역 집중관리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특정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특정 영역으로서 군을 들 수 있는데, 군내에서 간부나 병사 할 것 없이 자살을 쉽게 선택하고 있고, 실제로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전체적인 숫자의 측면에서 군대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고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5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군인들이 사고로 사망하였는데, 이 가운데에서 약 65% 정도가 자살에 의한 사망사고로 알려져 있다.
군인 전체 사고 자살비율 무려 3명중 2명 차지
연예인 추종자살 감염과 확산 체계적 선행연구
사소한 일에서도 쉽게 ‘우발적 자살충동’ 살펴야
본인에게는 ‘절박한 최후의 선택’ 공존의 손길을
심하게 표현한다면 군에서 사고로 죽는 군인 3명 가운데 2명이 자살일 정도로 군대 내에서의 자살문제가 심각함을 의미한다. 군대 안에서 자살하는 군인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살에 대한 예방책을 군이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거나 설령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적용,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매년 수만 명이 자살하는 대한민국 안에서 매년 60-70명의 병사들이 자살하는 것이 뭐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징성이라는 측면에서 군대의 자살사고가 가지는 영향력과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잘 발생하지 않는 군내 사망사고 가운데에서 무려 65% 정도가 자살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국방부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상관의 명령에 절대적인 복종만을 해야 하는 힘없는 신세대 병사들이 군대 생활을 제대로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도록 만든 도의적 책임과 함께, 자녀를 군대에 떠나보내고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부모의 마음에 비수를 꽂은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국방부의 자세인 것이다.
군인의 자살은 멋진 자살이 될 수도 없거니와 사회에서는 속칭 ‘개죽음’으로까지 표현할 정도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생명의 희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방부와 각 군의 책임자는 군대 안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절대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와 바른 모습을 보여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 연예인의 자살을 특정영역에서 영향을 크게 미치는 자살로 제시하고자 한다. 베르테르 효과로 불리는 자살의 감염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명 연예인의 자살일 것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고 최진실씨 부부 이외에도 너무 많은 연예인이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생을 마감하였다. 연예인의 자살은 이들을 신과 같이 떠받드는 팬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되며, 이렇게 사망한 연예인을 동경하고 그리워하여 같은 방식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가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
이를 소설의 주인공 이름을 따라서 베르테르 효과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베르테르 효과의 차단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형사사건과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사건은 같은 선상에 놓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연예인들은 인기를 먹고 산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인기를 통해 버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생의 황금기에 많은 돈을 번다하더라도 이 돈이 그대로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곤궁함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잊혀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황장애나 상시적인 불안, 우울증세가 오게 되어 최종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명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공인으로서 활동하는 이들이 자살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치유관련 프로그램이나 최근에 유행하는 힐링 솔루션의 제공을 통해서 베르테르 효과의 확산과 감염을 막는 방법을 연구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사료된다.
● 인터넷 익명성과 은폐성 ‘강력 대처’
자살의 유해성과 사회적 해악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에 일반인들의 자살사건을 보면 상당수가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에 의한 경우이며, 실제로 언론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이슈들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 KBS 황수경 아나운서에 대한 파경설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와 이를 사실인 양 유포한 인터넷 블로거에 대해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음대로 인터넷에 올린 글로 인해서 한 사람의 이미지와 사회적 인격이 순식간에 파탄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무기가 되어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인터넷 댓글의 내용이 당사자에게 심각한 상처로 남거나 타인에 대해 기피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할 정도로 심각한 내용이라면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잘못된 판단을 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황 아나운서 사건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하고 훼손하여 사회적 존재가치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내용을 담은 말도 되지 않는 악성 댓글이나 공격성 글에 대해서 강력한 사회적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간의 소외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기에도 바쁜 현대시대에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 소통은 중요한 대화의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터넷과 SNS상의 소통을 익명성과 상대방이 나를 알지 못한다는 은폐성으로 인해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이 역시도 4대악에 준하는 수준에서 처벌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
젊은 여중고생이 댓글에 심한 상처를 받아 자살하고,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잘 하던 직장인이 자신과 관련한 루머로 인해 자살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되며, 공격적이고 상대방을 완전히 말살시키는 수준의 인터넷 상의 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게 됨은 물론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 사소한 일조차 ‘극단적 선택’ 경향
정리하면 그간 자살은 개인의 마음에서 발생한 병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자살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극히 사소한 문제와 원인에 의해서도 쉽게 자살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목하고 있으며, 자살에 대한 예후나 예증이 전혀 없이 순식간에 자신의 목숨을 끄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자살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죽음이지만 본인에게는 절박한 최후의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만 한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계층에서 자살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성적에만 집착하는 상황을 개선하여 이들이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하고, 직장에서는 직원 상호간에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직장문화 형성을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역시 자살을 선택하는 일들이 없도록 해야만 한다.
은퇴를 한 어르신들에 대해서는 건전하고 재미난 여가생활과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 및 관련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에 대해 불행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급적 가지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고, 경제적인 곤궁함과 어려움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제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자활과 재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자살의 예방과 자살의 확산 차단은 사회복지 서비스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 단순하게 지금과 같이 돈을 투입하는 복지서비스가 아닌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국민들이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심리적, 정서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예방책일 수밖에 없다고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공인들의 공인으로서의 말조심이다. 토크쇼나 여러 연예인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대담 프로그램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거나 자살할 생각을 많이 했다는 내용을 서슴없이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이다. 유명하고 경제적으로 돈을 잘 버는 사람들도 쉽게 자살을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일반인들은 쉽게 자살이라는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살기 힘들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누군가와 공존하고 같이 숨 쉬면서 정을 나누고 사는 사회가 된다면 쉽게 자신의 목숨을 끊는 사람이 줄어들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자살에 대해서 기획으로 칼럼을 써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필자는 씁쓸함을 느끼면서, 앞으로 살맛나는 일들이 많기에 모든 국민들이 오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내용을 글로 썼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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