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에 이웃들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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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부산에서 한 할머니(67세)는 두 평 남짓한 방에서 숨진 지 5년여 만에 백골로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사망한 김 씨가 난방이 끊긴 방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떨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 당시 그 노인은 추위를 피하려 상의·하의 각각 아홉 겹과 일곱 겹을 껴입고, 손에는 목장갑으로 감싼 것으로 발견됐다고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독신으로 살아 가족이나 친척도 없는 상태이고, 연락이 끊긴 이복동생 한 명이 있었으나 시신수습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알려졌다. 대단한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한 노인이 죽은 지 5년이 넘게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 노인은 난방이 안 돼 추위에 떨었으며, 굶주림에 떨다가 사망했다.
이것이 말이 되는 얘기인가.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으며, 지방자치제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가. 사망자가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되지 않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가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탁상에서 통계나 계산할 줄 알았지, 실지 현장답사를 했는지 묻고 싶다.
아마 이 노인의 죽음은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오랜 시간 발견 못한 기록이 될 것이다. 이렇게 홀로 죽은 독거노인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방치하지 않았다.
정부는 복지정책을 최우선이라 내걸면서 한 노인이 이렇게 쓸쓸히 죽음을 맞이할 때가지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한심한 정부이고, 공무원들이다. 이런 죽음을 맞이한 사건들은 언론에서 조차 크게 다루지 않고 있다. 그냥 지나가는 사건쯤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더욱 슬프다.
● 국기와 지자체가 한층 선도적 관심을
보건복지부 통계청에 의하면 올해 독거노인은 125만여 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전체 노인 613만여 명 중 20%를 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 5명 중 1명이 홀로 외롭게 산다는 얘기다.
독거노인의 비율은 2000년 16%에서 올해 20%를 넘었고, 이런 추세라면 2035년에는 3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독거노인이 급증하면서 주로 혼자 사는 노인일수록 질병이나 경제난으로 고독사(孤島死)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단체에서는 “독거노인 대부분이 건강이 좋지 않거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고독사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 단체의 한 봉사자는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보면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라며 “벌레가 기어 다니고 악취가 진동을 하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노인들이 신음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기초노령연금을 차등 지급하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노인을 찾아 대책을 세우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이들 노인들은 대부분 자녀가 있거나 혹은 홀로된 지 오래된 노인들로 자녀들마저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노인들은 자녀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혼자 산다고 한다. 그들은 생활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폐지를 줍는 등의 일을 하면서 그나마 병이라도 걸리면 생업인 폐지 줍기도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자살한 노인은 2만 439명에 달하고, 특히 작년에는 4023명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2008년 3561명에서 462명이 늘어났으며, 이는 하루 평균 11명꼴로 노인들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정부나 정치인들 누구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다. 그저 해마다 통계나 낼 줄 알지, 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죽음을 예방하거나 고독사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노인의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와 특히 외로움에 따른 우울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자녀들에게 효도를 받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여생을 보내야 할 나이에 홀로 끼니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처지를 생각하면 상실감이 클 것은 물론 그런 사유가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살한 노인의 유서에도 ‘외로움을 이기지 못했다.’는 내용이 이를 증명 하고 것이다.
날로 늘어나는 노인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나 지자체에서부터 그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이웃과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일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늙은 노인을 상대해 줄 이웃도 드물겠지만, 노인들끼리만이라도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노인정이 있기는 하나 그곳은 매우 한정적이다.
5년 만에 발견된 한 노인의 죽음 소식에 정말 화가 치민다. 이웃들이 얼마나 무심했으면 할머니의 죽음을 5년 동안 몰랐겠냐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손에 한두 푼 돈을 쥐어주는 것보다 이웃에서 내미는 따뜻한 손이 필요했을 것이다. 기초연금 등 금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웃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늘어나는 고령층 노인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에서 각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있으면서 왜 노인에 대한 부서는 없는가. 지금이라도 여성가족부 내에 노인정책부라도 만들어 그들에게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정부가 먼저 나서서 준비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어느 세월이 지나면 다 노인이 된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서 하루 속히 노인대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인이 자살을 했으니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노인들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짐으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본지에서도 말했지만 지자체에서 독거노인들과 지역 기업체 봉사클럽에서 자매를 맺어 주기적으로 독거노인을 찾아 봉사를 한다면 노인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자살을 다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 모두는 부모의 자식들이다. 우리의 오랜 전통인 효도는 사라졌다 해도 우리사회가 그 일을 대신해 보다 폭넓은 배려가 있다면 노인들의 남은 세월도 훨씬 밝아질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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