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향수…영화 변호인 열풍 정치권 강타

정치 / 김진영 / 2013-12-27 12: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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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강제 진입 등 공권력 남용에 대한 비판 남겨 [일요주간=김진영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담은 영화 ‘변호인’이 흥행가도를 달리며 후폭풍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

영화 ‘변호인’은 개봉일이 공교롭게도 대선 1주년이었던 12월 19일이었던 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등에서 일각에서는 친노세력의 결집을 불러왔다는 평과 함께 한편으로는 특정인물의 미화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영화 관람에 나서면서 영화의 배경인 ‘부산 학림사건’이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다.
▲영화 변호인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한 배우 송강호. ⓒNewsis
특히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국가의 공권력에 대한 저항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토대로 정치권 인사들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영화를 관람한 야당 의원은 얼마 전 경찰병력이 철도노조 건물 강제 진입한 공권력 투입을 영화에 투영하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26일 고위정책-약속살리기 연석회의에서 영화의 배경인 80년대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하며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장 의장은 “박근혜 정부의 공권력은 권력에 기댄 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힘없는 국민에겐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며 더없이 강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나만 옳다는 독선에서 벗어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특별검사제 도입을 수용하고 철도 쪼개기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약속살리기 위원회 김진표 위원장도 민생 살리기 해법인 부자감세 철회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들어 영화에서처럼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영화의 배경인 부림사건 당시 무료변호를 맡았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흥행이 가라앉을 때를 기다려 관람할 뜻을 밝혔다.

개봉날인 19일 단체관람에 나선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잔인한 80년대를 겪었던 저에게 영화는 다큐같았다”면서 “여러분도 정의롭던 노무현에게 용기를 얻기 바란다”고 평을 달았다.

신당 창당을 가속화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마지막 장면의 여운을 느끼면서 ‘법치란 법 준수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생각했습니다”라고 민주노총 건물에 공권력을 투입한 현 정부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다.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민주화의 도래는 국가의 부당한 폭력에 맞선 용기 있는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안의 과잉과 정치의 마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민과 권력의 대결구도를 가져온다는 역사의 경험을 늘 성찰해야 한다”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배우 송강호가 변호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한 영화 ‘변호인’은 1981년 전두환 신군부 정권에서 발생한 ‘부산 학림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부림사건은 군사독재 정권 집권 초기 통치기반을 확보하고자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던 시기에 일어난 용공조작 사건으로 정부가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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