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오줌나무, 접골목이라는 애칭 “뼈를 붙게, 강한 진통작용”

People / 송봉근 교수 / 2014-02-24 23: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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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 교수의 한방 클리닉

[일요주간=송봉근 교수]하필이면 이름을 지어도 그렇게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무가 있다. 바로 말오줌나무 (Sambucus sieboldiana)이다. 곁에 가까이 다가가면 흡사 말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개 산골짜기에서 5미터 높이로 자라는 인동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다. 봄에 산에 가면 푸른 잎 위로 하얀 꽃이 흡사 눈 내리듯 피어 있다가 가을이 되면 빨간 작은 열매를 맺는 나무이다. 예로부터 가지는 약재로 사용하였고, 목재는 세공용으로 사용하며 어린잎은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원래 말오줌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으로 울릉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종류에 속하는 형제나 다름없는 나무로 딱총나무(Sambucus williamsi)i 와 넓은잎딱총나무(Sambucus Iatpinna)가 있다. 말오줌나무가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것과 달리 이들 나무는 전국적으로 산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다. 그리고 이런 나무들은 접골목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접골목은 말 그대로 뼈를 붙게 만드는 효능이 있는 나무라는 뜻이다. 그래서 민간요법에서는 발을 삐거나 허리를 다치거나 심한 경우 뼈가 부러진 경우에도 이를 달여 복용하거나 아니면 짓찧어 다친 부위에 붙이는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는 부러진 뼈가 붙는 유합현상이 촉진되는 효능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였다.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는 경우에는 나무가루를 상처 부위에 바르게 되면 지혈효과가 있다. 진통효과도 나타낸다.

그래서 접골목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진통의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서 산후에 어혈을 제거하거나 타박상에 자주 응용한다.

몸이 붓거나 신장이 나쁜 증상에 접골목을 달여서 복용하면 이뇨효과가 있다.

한의학적으로 접골목은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약간의 독이 있다고 오래된 서적에서는 설명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다치거나 베인 상처에 효과가 좋고 뼈가 부러진 경우나 근육이나 뼈가 아픈 증상은 물론이고 허리가 심하게 아픈 증상에 자주 사용되어 왔다.

한편으로는 몸이 붓거나 몸이 가렵고 두드러기 증상에도 활용하였다. 옻으로 인한 피부염에도 접골목 달인 물로 환부를 씻게 되면 증상이 나아진다. 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에 독소를 배출시키며 모든 피부의 가려움증에도 활용한다고 하였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접골목은 모르핀 다음으로 강한 진통작용을 보였고, 일반적인 진통제로 사용되는 아날긴보다도 강한 진통작용을 보였다. 또한 강한 접골목에 들어 있는 페놀 성분은 강한 항산화작용을 나타낸다.

곰팡이 균 특히 칸디다와 같은 진균류에 대한 항균효과도 강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면역력을 높여 감기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외국에서는 천연감기약으로 이 접골목의 추출물을 시럽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하지만 한의서에 이미 오래 전에 기술한대로 접골목에는 약간의 독이 함유되어 있다. 당연히 독이 있기 때문에 임산부는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다량이나 장기간 복용하면 구토를 유발하거나 위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적당히 조리하거나 가공하면 독성은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접골목에서 나는 오줌냄새와 같은 독특한 향기는 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향기는 쥐에게는 치명적이어서 늙은 쥐는 죽게 된다고 한다.

접골목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20여 종이 넘는 Sambucus에 속하는 나무들의 열매는 모두 공통적으로 약간의 청산가리와 같은 종류의 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1984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미국말오줌나무의 열매를 그냥 생으로 먹은 25명이 중독현상을 나타나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접골목은 나라에 따라서는 신성시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접골목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중세에는 마녀나 액운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와 관련이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접골목을 태우거나 집으로 가져오는 것은 불길한 일로 생각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매년 5월 1일이면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접골목을 주워 문 앞에 놓아두었다고 한다. 또 이 나무로 마법을 가지는 지팡이를 만들기도 하는데 바로 해리포터에서 덤블도어가 가지고 있는 마법의 지팡이도 바로 이 나무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요즘 날씨가 매우 무덥다. 산을 오르는 것 또한 매우 힘들다. 하지만 흘린 땀만큼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고 자연의 고마움은 더해진다. 여기에 독특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딱총나무 군락을 만나거든 그냥 지나치지 말기를 바란다.

혹 액운을 쫓아줄지도 모르기 때문이고 산행 중 다치기라도 하면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나무들이 말오줌나무나 딱총나무나 넓은잎딱총나무나 모두 접골목으로 통칭되고 있다는 사실도 되새기기 바란다.


▲ 송봉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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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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