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다”

People / 서지홍 칼럼니스트 / 2014-02-28 23: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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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홍의 시사칼럼- '원전보다 훨씬 위험한 사회복지망'
▲ 서지홍 칼럼니스트
[일요주간=서지홍 칼럼니스트]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세 모녀의 동반자살은 이 시대의 취약계층에 대한 삶을 말해 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60대 어머니가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30대의 두 딸의 생계까지 책임지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두 딸은 신용불량자였고, 큰 딸은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냥 흘러가는 뉴스로 치부되고 있지만,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는 이와 유사한 서민들이 줄을 이어 자살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당시 어머니가 팔을 다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처지에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을 선택하기 까지 얼마나 고민을 했겠는가. 세 모녀는 그렇게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동반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지금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노령연금 월 20만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여야가 서로 상대핑계를 대고 2월 국회에서 통과를 못시키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마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온통 지방선거에 올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서민들의 표로 당선된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들은 자신들의 당선을 위해 온갖 달콤한 소리를 하면서 정작 생활고를 버티지 못해 자살을 시도 하는 사람들이나 독거노인의 자살은 방관을 하고 있다.

세 모녀의 비극은 사회안전망의 한계와 복지사각지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본인이 기초수급자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지 않는 사회에서 이들처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도 어떤 공적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시대의 비극이다. 우리는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뉴스는 뉴스일 뿐 지나가면 그만이다.

누리꾼들은 이 “세 모녀가 자살을 결심하기 까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얼마나 오랜 시간을 울었을까? 가난과 병이 없는 천국에서 행복하기를 빈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 꾼은 “얼마나 암담했으면 저 길을 갔을까, 아마 울고 있는 상태에서 엄마는 딸을 생각하고 딸들은 노모를 생각하며 울음소리를 죽여 가며 속눈물을 흘렸을까, 눈물이 나서 견딜 수 없다.”라는 글을 댓글로 달았다.

누리꾼들의 이야기나 우리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는 세 모녀의 죽음이 ‘사회적 타살’이라고 생각하며 공분을 금할 수 없다. 그들은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반 지하방에서 밀린 월세와 공과금 70만원이 든 봉투에 “주인아주머니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적어 놓고 동반 자살을 했다. 얼마나 착한 사람들인가. 얼마나 우리 사회가 보살펴야 할 사람들인가.

정부는 지금도 복지를 말하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이 세금만 거두 일에 몰두하지 말고 저런 사람들을 찾아 따뜻한 손길을 펴나갈 정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산에서 67세 독거노인이 죽어 5년이 지나 백골이 되도록 살피지 못한 정부나 우리 사회는 무엇이 복지이며 선거 때마다 내 뱉은 공약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과 1년 전에 대통령 공약으로 발표한 65세 이상 노인들의 기초노령연금 20만원도 국가 재정이 어려워 차등 지급한다더니, 이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해 금년 7월부터 지급하겠다던 약속마저 지키지 못할 지경이다.

이것이 이 정부가 하는 일인가. 대통령은 두 번 할 수 없으니 입을 닫고 있고, 국회는 국민연금과 연계해서 차등 지급하겠다는 발상으로 차일피일 하다가 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또 독거노인들의 자살을 지켜보면서 통계나 내고 있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인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사건을 계기로 뉴스거리로 지나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취약계층을 발로 뛰어 찾아다니며 새로운 정책을 펴가야 할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면서 어렵고 힘든 취약계층의 서민들을 외면한다면 이것이 옳은 정부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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