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새로운 역할을 현명하게 잘 할 수 있을까?

People / 박봉원 칼럼니스트 / 2014-03-12 22: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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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 (11)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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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역할 중에는 이 세상에 태어난 까닭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역할이 매우 여러 가지 있다.
또, 나라나 지역, 혹은, 부모 등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역할도 매우 여러 가지 있고.
대한의 남자들이 반드시 군대에 가야하는 것처럼.
그렇다보니 언뜻 사람은 그저 주어진 역할이나 계속해서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인 듯싶다.

하지만 막상 알고 보면, 사람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역할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
심지어 가족 등 주변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반대하는데도 굳이 선택해서 하는 역할도 여러 가지 있을 만큼.
그런데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역할 중에는 덩달아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매우 여러 가지인 역할도 매우 많이 있다.
대기업 등 이미 체계가 잡힌 직장에 처음 들어가면 대리와 과장, 부장 등 동시에 여러 직장상사들의 부하직원이라는 역할을 해야 하듯이.
이런 까닭에, 겨우 한 가지의 역할만 선택했어도 실제로는 매우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는데, 물론 이렇게 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대기업의 직원이 되면 봉급도 많이 받는 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듯이, 분명히 그 나름대로는 좋은 점도 여러 가지 있으니.
그 반면, 덩달아 해야 할 역할이 적은 역할도 나쁜 점이 여러 가지 있으니.
그러나 덩달아 해야 할 역할이 많다면 그만큼 처음 선택했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 직장상사들의 눈치를 보기에 바빠서 자신의 업무에는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사원처럼.
그 결과,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할 역할마저 게을리 하게 될 수도 있다.

직장인 역할과 부하직원 역할에 바빠 남편으로서의 역할이나 아비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는 남자들처럼.
이렇게 된다면 보나마나 누구인가 자신의 역할을 게을리 한다고 불평할 것인데, 따라서 새로운 역할을 선택하는 데에 신중하지 못했다가는 가족 등 주변사람들의 불평에 시달리기 매우 쉽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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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 가지의 역할만 선택했는데도 실제로는 매우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결혼이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의 남편이나 아내가 되기 위해서 결혼한다고 해도, 결혼상대에 따라서 사람은 심지어 한꺼번에 수십 가지 이상의 새로운 역할을 해야만 할 수도 있으니.
배우자의 부모나 배우자의 형제 등 배우자의 모든 친척에 대한 역할은 물론이고, 배우자의 친구나 선후배 등에 대한 역할까지.
뿐만 아니라, 직업 등 배우자의 사회적인 활동에 대한 역할까지.

또,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가장이나 주부 등 자신에게 어울리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하며, 운 좋게(?) 남편이나 아내라는 역할 한 가지만 하면 충분하다고 해도, 이 세상에 오직 한 명뿐인 배우자의 섹스상대라는 역할도 반드시 해야 한다.
섹스 자체가, 섹스상대라는 표현이 몹시 싫다고 해도 반드시.
원래 배우자, 즉, 남편이나 아내라는 말에는 이 세상에 오직 한 명뿐인 섹스상대라는 의미도 담겨있으니.
비록, 공식적일지라도.

그래서 결혼을 하면 누구나 실제로는 최소한 10가지 이상의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결혼 전에는 자신이 어떤 새로운 역할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그 새로운 역할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역할을 현명하게 잘 할 수 있을까?’ 등으로.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미 알고 결혼했으면서도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 거부감만 잔뜩 가질 수도 있으니.
남편에게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했으면서도 ‘내가 왜 며느리라는 역할을 해야 하느냐?’ 등으로 볼멘소리를 늘어놓는 여자처럼.

또는, 배우자에게 ‘결혼을 했다고 왜 꼭 섹스를 해야 하느냐?’ 등으로 억울하다는 듯 따지는 사람처럼.
그 결과, 결혼생활 내내 배우자와 심각한 갈등만 계속해서 겪게 될 수도 있으니.
다른 역할은 물론, 남편이나 아내라는 결혼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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