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능력은 만능열쇠와 같다"

People / 박봉원 칼럼니스트 / 2014-03-15 22: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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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13)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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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누구인가의 친구로, 때로는 남자나 여자로, 또, 때로는 누구인가의 선배나 후배로, 때로는 직장인이나 사업가로 등.
이렇듯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매우 여러 가지의 역할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이 그만큼 많은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대적인 의미와 가치, 그리고 절대적인 의미와 가치 등의.
사람은 처음부터 누구인가의 아들이나 딸로서, 누구인가의 손자나 손녀 등으로서 이미 여러 가지의 의미와 가치를 가진 채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그리고 사람이 매우 여러 가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가질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는 말도 된다.
만약, 이런 능력이 갖지 못했다면 사람은 결코 스스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니.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능력을 악용해서 연쇄살인범이나 연쇄성폭력범 등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러니 그저 사람은 스스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만 이해하면 될 것인데, 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이토록 여러 가지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사람이 그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매우 여러 가지의 역할이라도, 번갈아서 한다면 한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만 갖고 있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서너 가지 이상의 역할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한꺼번에 두 가지의 역할을 하기도 몹시 버거워했을 것이니.
바늘이나 자동차타이어 등의 단순한 용도의 물건들은 한꺼번에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듯이.

따라서 사람은 매우 여러 가지의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으며, 또, 그것들을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여러 가지의 역할을 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만능열쇠 등의 만능장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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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매우 여러 가지의 역할도 할 수 있을 만큼 두루두루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능력이 무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사람이 갖고 있는 한계의 지배를 받다보니.
그렇다보니 어떤 역할이든지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닌데, 현실은 이런데도 무리하게 욕심을 부렸다가는, 즉, 닥치는 대로 아무런 역할이나 마구 했다가는 곧 지치는 등 이런저런 문제가 계속해서 생기게 된다.
쉬는 날조차 없이 낮에는 직장을, 밤에는 학교를 다닌다면 두 곳 모두에 집중하기 몹시 힘들 듯이.
특히, 자신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넘어서는 역할을 할 때는 더욱 빨리, 더욱 많은 문제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다.
휴대전화를 망치로 사용한다면 더욱 빨리 아예 망가질 수밖에 없듯이.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 안에서의 역할도 닥치는 대로 마구 했다가는 곧 지치는 등의 문제가 잔뜩 생기건만,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넘어서는 역할까지 마구 할 때야 오죽할까?
더구나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넘어서는 역할을 많이 할수록 사람은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 안에서의 역할은 점점 더 할 수 없게 된다.
술이나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더 자식에게 아비나 어미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듯이.
그러다가 식물인간처럼 오랫동안 쉬어야하는 등 자칫 오랫동안 그저 생물로서의 역할만 하면서 이 세상을 살게 될 수도 있고.
그 결과,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만큼의 역할도 더 이상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본래의 성적인 역할은 물론, 정자나 난자를 생산할 수 없다보니 성전환수술 뒤의 새로운 성적인 역할 역시 사실은 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 알 수 있듯이.
즉,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만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아예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나마나 ‘괜한 짓을 했다’ 후회하게 될 것인데, 그래서 자신이 가진 범위 안에서의 역할을 최대한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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