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진단 사상체질 구별' 송대욱 "타고난 체질 알면 스스로 병 치유 가능"

Interview / 박은미 / 2014-03-21 13: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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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1편>'마음으로 풀어보는 사상체질' 덕수한의원 송대욱 원장

-덕수한의원 송대욱 원장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한국인의 두통약’이라 불리는 약이 등장할 만큼 현대인의 만성두통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의학 발달로 죽을 사람을 살려도 고칠 수 없는 병이 ‘두통’이라고 할 정도다. 약을 먹어도 악순환은 멈추지 않는다. 왜일까.

두통은 외부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내면의 스트레스로 인해 오는 ‘마음의 병’이기에 획일적인 의학처방이 아닌 맞춤진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들의 ‘마음’에 귀 기울여 치료하는 것만이 그 근원적인 치료라 할 수 있겠다.

이 ‘마음’이란 것은 타고난 체질과 현재의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 사람마다 체질과 환경이 다르기에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또한 달라져야 한다. 획일적인 방법으로 단기치료에 급급하기 보다는 체질에 맞춰 몸의 건강상태를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의학이 각광받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일요주간>은 병을 치유하기 위해 타고난 ‘체질’을 아는 것이 첫 단계,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두 번째 단계라고 말하는 덕수한의원 송대욱 원장을 만났다. 국내 최초로 사상체질을 현대화해 선보인 SnQ21(Sasang nature Question 21)을 체험하며 의학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송 원장은 21개의 문항으로 구성 된 심리테스트 용지를 기자에게 내밀었다.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덕수한의원 디자인팀이 직접 제작했다는 그림과 짧막한 질문들이 적힌 설문지였다. 질문에 응하다 보니 이곳이 한의원인지 심리치료센터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런 의구심이 들 때 쯤 송 원장이 “병을 치료하려면 환자의 마음부터 알아야 한다”며 운을 뗐다.



- 한의원에서 마음을 진료하다니 독특하다.
▲ 현대인의 병은 특별한 환경에 놓이지 않는 이상 100% 마음의 병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마음의 진단을 통해 병을 살피면 증상이 대부분 일치한다. 마음의 병을 치유하지 않으면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악화되어 결국 약하게 타고난 장부가 탈이 난다. 예를 들어 장이 약한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위염이 오는 식이다.

-덕수한의원 송대욱 원장
- 정신과 진료와 유사해 보인다. 차이점은.
▲ 정신과에서는 명상이나 최면분석 등 환자의 과거로 회귀하는 진료 방법을 주로 쓴다. 환자의 숨겨진 내면이나 기억 등에 집중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반면 사상체질은 개개인의 타고난 체질과 정체성을 중시한다. 당신의 정체성은 이것이니 이 부분을 중시하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옳다는 미래적인 시각에서 환자를 대한다.


- ‘사상체질’이란 무엇인가.
▲ 예전에는 보편적인 사회적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길 강요했지만 이제는 타고난 장점을 표출하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본다. 사회에 흡수돼 융화되기 보다는 내안의 것을 지켜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시대적 흐름이 변했다. 이는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사상체질은 인간의 보편성보다는 타고난 특수성을 중요시한다. 본래 가진 특성을 평면적으로 끌어 중도를 찾게 하는 게 아니고 입체적으로 극대화시켜 세상과 조화를 이루게끔 한다. 소음인이 태양인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태양인과도 화합할 수 있는 소음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사상체질이다.


- 체질에 따라 오는 병도 다른가.
▲ 체질을 정확히 파악하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체질에 따라 성격이 다르고 장부의 대소가 다르므로 앓게 되는 질병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질의 차이는 감기에 걸렸을 때부터 극명히 차이가 난다. 누구는 편도선이 붓고 열이 나고 누구는 기침과 콧물로 고생하는 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타고난 체질과 현재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치료방법이다.

- SnQ21이란 용어가 좀 생소한데.
▲ 쉽게 말해 수백년에 걸쳐 연구돼 온 사상체질을 현대의 언어로 풀이한 것이다. 개인의 타고난 사상체성을 알아가기 위해 개발된 설문지 방식의 21개의 문항의 진단지다. 설문을 응하게 되면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임인의 사상인을 구별하고 이성과 감성을 비율에 따라 환자가 알아야하는 8가지 지표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상체질별로 다른 음식, 양생법을 적용하여 건강을 지키고 다른 약물과 침법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한다. 또 환자는 설문에 임하는 동안 자기탐색을 통해 고민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스스로 찾아 갈수도 있다.


- SnQ21 얼마나 완성됐나.
▲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현재 수만여 명의 데이터가 구축되어 있다. 엑셀 함수를 이용해 데이터를 보완하고 정밀한 표본 설계로 오차를 줄여가고 있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엑셀을 찬양하게 됐다(웃음). 올해 말쯤 시스템을 완성시켜 환자들이 무료로 이용하게 할 계획이다.

- 진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 SnQ21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돌이켜 보는 것. 이것에서부터 치료가 근본적인 시작된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지, 어떤 체질을 타고났는지 아는것 부터가 치료의 시작이다. 이 밖에 꿈이 무엇인지 장점이 무엇인지를 가장 많이 물어본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만 키우다 보니 자신이 타고난 장점과 꿈을 잊기 쉽다. 하지만 장점을 알아야 자존감이 생기고 꿈을 알아야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상담을 끝으로 그 사람의 장점을 끌어주고 정신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한다.


- 진료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어제 “자장면을 급히 먹어 채했다”며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왔었다. 진료 도중 “꿈이 무었이냐”고 물었고 환자는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야근 때문에 일주일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덧붙이더니 갑자기 “이 말을 하고나니 배가 안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맥을 짚어보니 정말 스트레스 맥이 사라졌더라. 환자도 매우 신기해했다(웃음). 이와 같은 경우는 자장면을 먹어 채한 것이 아니고 자기의 꿈과 희망에 반대되는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복통이 온 것이다. 이런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담낭염이나 맹장염 등으로 발달할 수 있다. 또 진료도중 심적인 얘기가 깊어져 눈물을 보이는 환자도 있다.


- 마지막으로 꿈은 무엇이냐.
▲ 뜬구름처럼 떠있는 학문적인 개념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의학을 환자들에게 이해시켜 환자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보완해 주고 싶다. 사람들 스스로 타고난 체질을 알면 몸의 병이 마음에서 왔다 것을 알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단계가 온다. 그러면 결국엔 이 세상에 의사가 없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 밥줄이 사라지는 날을 꿈꾼다니 아이러니하다.
▲ 그런가(웃음). 존경하는 이제마 선생의 의학에는 환자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담겨있다.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의 맨 마지막 끝 문장에 보면 나와 있는 말이 있다. 이것이 제가 꿈꾸는 아픔 없는 세상이다.


방이 만개 되는 마을에 그릇 만드는 이가 한 사람이면 그릇이 부족할 것이요. 집이 백 채 있는 마을에 의원이 한 사람이면 사람을 살리는 일이 부족할 것이다. 반드시 널리 의학을 밝혀서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다면 세상 사람이 모두 장수하고 스스로 원기를 보전한 수 있을 것이다.
-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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