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으로 이야기해서 통일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고 또 일방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여 가정법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통일한다는 구체적 계획이 선행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통일이 되면......’을, 이어 ‘노다지’라는 단어의 등장과 함께 급기야 ‘통일 준비위원회’까지 이어졌다. 이를 살피면 금방이라도 통일이 되고 또 그로 인해 이 나라에 획기적인 도약의 장이 전개되리라는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가령 ‘통일은 대박’이라는 이야기는 곧 북한이 노다지라는 의미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러니하지만 통일의 주체는 북한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북한이 국가부채가 3,000조에 육박하는 우리와 선뜻 통일하고 싶어 할까.
통일이 대박인지 쪽박인지는 차치하고 정녕 이 시점에서 중요한 사항인, 조만간에 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가의 부분에 대해 살펴보자. 아무리 양보하여 생각해도 이른 시일에 통일은 쉽지 않을 듯하다.
아울러 현재의 김정은 체제라면 통일은 난망하다 간주해도 무방하다. 김정은이 통일하자고 나설 일도 없고 또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김정은을 상대로 통일 운운하는 자체가 상당히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황을 살피면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 해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 가지 상황을 상정해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무력으로 해체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상당히 위험스럽다. 자칫 전면전으로 이어지면 통일을 하지 않으니만 못한 아니 그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여 방법으로 채택할 수 있겠지만 실행할 수는 없다.
둘째는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체제를 해체하는 방식이 있다. 김정은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세력들이 무력으로 해체시키는 방식을 상정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전망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일련의 권력의 문제다. 제 생명을 담보로 김정은 체제를 무너트린 자가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고 선뜻 통일하자고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단지 김정은을 대체하는 권력체제가 이어질 것임이 자명하다.
셋째는 외부의 힘을 빌리는 방법을 상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세 국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지니고 있는 지위를 선선히 포기한다면 북한은 해체될 수밖에 없고 그런 경우라면 통일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의 통일을 위해 선선히 북한을 고사시키려 나설까. 개인도 아닌 국가 간의 관계에서 또 오래 전부터 동북공정을 앞세우는 중국이 정녕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의 통일을 위해 북한을 포기할까?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단기적으로 바라볼 때 통일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여 지금은 ‘통일이 되면 .......이라’는 무모한 가정법을 멀리하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여 통일을 준비해야 하리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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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 소설 : 수락잔조, 여제 정희황후, 허균 서른셋의 반란, 매화와 달, 묘청, 소년 박정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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