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정장은 비싸다? 올드하다?” 편견을 깬 ‘사로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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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 남성복 ‘사로옴므’를 런칭 한 전재환 패션메이져 대표 |
‘사로옴므’ 맞춤장장 대중화 이끈다
‘사로(SARO)옴므’는 기존 맞춤복에 대한 낡은 편견을 벗고 신선함을 입었다. 다른 맞춤복집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길을 택해 맞춤복 시장의 저변확대를 이끌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제품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전재환 대표는 “개인의 체격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하고 자신만을 위한 한 벌 뿐인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게 맞춤복의 매력”이라며 운을 뗐다.
“‘사로(SARO)옴므’는 한글로는 ‘사로잡다’, Italy어로 ‘나는 될 것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제공해 고객을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정장부터 캐주얼, 패션잡화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맞춤으로 제공한다. 원단은 수입 원단부터 직접 개발한 국내 원단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100% 국내생산으로 제작한다. 지난 15일 오픈한 신사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부평, 일산, 화성 지역 등 총 4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사로옴므의 강점은 다양한 제품 라인이다. 클래식, 트랜디, 프리스티지 3가지 라인으로 구성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각각의 라인마다 월 1회 코디제안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가격대는 맞춤수트 30만 원대, 캐주얼 재킷 20만 원대, 셔츠는 5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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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과 기성복 장점만 모아, 중국시장까지 사로잡아
맞춤 남성복 브랜드 중 국내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맞춤복의 트렌트를 과감히 버리고 차별화의 길을 걷다보니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저절로 따라왔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맞춤 남성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중국의 아코(Arco)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올 초 상해에 다까시마야 백화점에 1호점을 냈다. 그 동안 기성복을 포함한 맞춤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은 직진출이 대부분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진줄 한 것은 저희가 최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은 국내에서 전량 공급하고 제작한다. 맞춤복은 원단을 가져다가 현지에서 직접 제작한다. 오픈 후 지난달 매출액이 백화점 내에 입점한 남성복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했다. 현지 파트너사도 추가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사로옴므는 중국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2017년까지 고급백화점을 위주의 100개 점포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매장에 국내 직원을 수시로 파견하는 등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최초 모든 원단의 샘플화
오감만족 서비스로 호응 얻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중시하는 전 대표는 모든 원단을 샘플화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이 옷을 직접 입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원단에 대한 샘플 옷을 만들어 놓은 것. 기존의 맞춤집은 원단만 보고 옷을 고르는데 이 방법으로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다. 옷을 입어봤을 때 자신의 얼굴이나 체형 및 분위기 등과 맞는지 전체적인 그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사로옴므의 가로수길 매장은 맞춤집이라기보다는 편집샵 같은 분위기다. 99㎡ 규모의 매장에는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도트 셔츠부터 클래식 라인의 의류와 선글라스, 구두, 가방까지 많이 아이템이 진열돼 있었다. 또 국내유명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액세서리부터 이태리 및 해외에서 직접 소싱한 소품도 한자리에 모여 있다.
“샘플 옷을 그대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과 소재 등을 변경해 주문할 수도 있다. 과거의 고객들은 만들어진 샘플 그대로 주문하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 좀 더 다양하게 본인의 취향에 맞게 제작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맞춤복을 계속 접한 단골 고객의 경우 저희보다 더 전문가가 되는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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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장에서 나는 은은한 향은 명품매장에서 향기마케팅으로 사용되는 향과 비슷해 고객을 계속 머물고 싶게끔 했다. 사운드가 흘러나오는 스피커 또한 음악 좀 즐기는 사람은 다 안다는 ‘명품’ 브랜드였다.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재미있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테리어에 대해) 직원들과 고심을 많이 했다(웃음). 주기적으로 매장의 디스플레이 등에 변화를 줘 고객들이 식상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명품 퀄리티에 합리적인 가격
취재과정 중, 자신을 사로옴므의 단골손님이라고 밝힌 황모(39)씨를 만났다. 그는 사로옴므를 찾은 이유에 대해 “옷의 퀄리티는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지만 가격은 그에 비해 절반가까이 저렴하다”고 밝혔다.
값싼 원단으로 저렴한 맞춤양복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샤로옴므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원단전문 업체들과 직접 원단개발 및 확보에 나서 원가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맞춤 생산은 유명한 남성복 브랜드인 ‘타임옴므’를 만드는 공장에서 한다. 즉, 원단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 생산 과정에 투자를 하는 것이 품질을 높이는 비결이다. 이러한 소싱력 강화를 통해 가격은 동일 품질 맞춤집보다 최소 20%이상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단기적인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품질을 옷을 생산해 모든 고객을 멋쟁이로 만들어 드리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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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매스티지’ 전략과 들어맞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4 외식 트렌드로 꼽은 바 있는 ‘매스티지’ 경향은 외식뿐만 아니라 패션업계는 넘어 하나의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로옴므 역시 가격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고급스러움은 극대화시킨 이른바 ‘매스티지’ 전략이 유효했다. 덕분에 기성복보다 값져 보이고, 명품 브랜드보다 합리적인 맞춤복을 원하는 남성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캐주얼맞춤’ 차별화 통했다
전 대표는 LG패션의 ‘마에스트로캐주얼’ 출신으로 ‘지센옴므’,‘폴메이저’ 등의 브랜드를 직접 이끌었던 자타공인 남성복 전문가다. LG패션부터 시작해 15년간 기성복 시장에 몸담았던 그가 맞춤복 시장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의 흐름 자체가 고객 개개인의 성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옷에 사람을 맞췄다면 이제는 사람에게 옷을 맞추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즉, 사람이 우선이다. 기존의 맞춤복만으로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는 한계를 체감하고 그 대안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맞춤복의 대중화’를 제안하게 됐다.”
아날로그가 디지털과 결합해 ‘디지로그(Digilog)’가 되듯이 맞춤복도 기성복과 융합해 새로운 트렌드로 재탄생 했다는 게 전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사로옴므는 맞춤복과 기성복의 장단점을 완전히 믹스해서 국내최초로 ‘캐주얼 맞춤’이라는 트렌드를 제시했다. 올드해 보이는 맞춤복의 편견을 깨기 위해 최신 트렌드인 캐주얼 의류 제작도 놓치지 않은 것.
그 결과, ‘캐주얼 맞춤’은 신의 한수였다.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캐주얼 맞춤 후기, 브랜드에 대한 정보 등이 빠르게 퍼지면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남성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로옴므 일산점에서 옷을 구입한 권(36)모씨는 “이곳에서 캐주얼과 정장을 함께 구입하면 크로스 코디를 할 수 있어 더욱 실용적이다”며 “직원에게 들은 스타일 팁을 바탕으로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 코디를 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말했다.
고객사랑 정신으로 귀결
매장에서 의류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평생 무료 AS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 하나를 받으면 둘을 퍼주는 것이 대표님의 성격이라고 한다.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는 대표님의 씀씀이 탓에 종종 힘들 때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고객만족 시대’, ‘고객감동 시대’ 등 고객의 만족을 중요시 하는 시대다. 그러나 이런 표현보다는 ‘고객사랑’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좋은 품질의 옷을 만들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을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고객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고객의 마음이 들 때까지 옷을 제작하고 수정하는 과정에 즐겁게 임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품질의 옷을 입혀 멋쟁이로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거 아닌가. 좋은 옷을 입으니 내적으로도 풍족해 진다며 만족한 모습으로 매장을 나서는 고객의 볼 때마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저희 옷을 입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당당히 웃을 수 있고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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