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기본적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People / 박봉원 칼럼니스트 / 2014-04-30 0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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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24)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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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먼저 사람으로서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남자나 여자로서의 의미와 가치부터.
또, 상대적인 의미와 가치, 그리고 절대적인 의미와 가치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하나씩 알게 되면 사람은 덩달아 자신의 정확한 용도, 즉, 자신의 역할도 그만큼 알 수 있다.
‘나는 남자이니 남편이나 아비 등 남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등으로.
혹은, ‘나는 여자이니 아내나 어미 등 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등으로.
정확한 자신의 역할을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명확하게 자신의 역할을 예측하게 될수록 사람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준비도 점점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남편이나 아버지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아내나 엄마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으로.

그저 막연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등의 생각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의미도 생각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성공해야겠다!’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면서 결혼이나 육아 등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도 조금씩 준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서 사람은 미래를 위해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그만큼 알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남편이나 아비라는 역할을 하려면 지금은 먼저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어야겠다.’ 등으로.
‘앞으로 아내나 어미라는 역할을 하려면 먼저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야겠다.’ 등으로.
즉, 자신의 역할을 기준으로 자신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서 사람은 자신이 현실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 역시 알게 되는 등 점점 더 명확한 현실감각을 갖게 되며, 이런 까닭에, 점점 더 명확하게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또, 남자나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사람임을 안다는 것은 곧 사람으로서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아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그래서 좀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의미와 가치를 아는 것은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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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명확하게 모른다고 해서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아예 할 수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세상에는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모르면서도 자신의 역할은 매우 열심히 하는 사람이 분명히 매우 많이 있으니.
자신이 절대적인 존재가 됐다는 사실을 거의 모르면서도 남편이나 아내의 역할을 잘 하는 사람들이나 자식을 잘 키우는 부모들처럼.

하지만 이에 대해 정확하게 모른다면 자신이 지켜야할 영역도 제대로 알 수 없는 등 자신이 맞닥뜨린 현실을 결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자신의 부모나 친구, 혹은, 배우자마저도 무턱대고 학생인 듯 취급하는 교사처럼.
이렇게 된다면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는 말이나 행동 역시 그만큼 할 수 없는 등 그만큼 자신의 역할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

부모를 학생 취급하는 교사는 그만큼 자식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친구를 학생 취급하는 교사는 그만큼 친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고, 또, 배우자를 학생 취급하는 교사는 그만큼 배우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듯이.
더구나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모르면 사람은 결코 사람으로서의 역할은 할 수 없으며, 남자로서의 역할이나 여자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즉, 다른 일들은 다 잘하면서도 총만은 쏘지 못하는 군인처럼, 사람이면서도 정작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아예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모두 알았건만, 아직 사람으로서의 역할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이 여럿 있으며, 아직 남자로서의 역할이나 여자로서의 역할조차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있건만, 아직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기본적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역할들은 매우 잘한다고 해도 결국은 자신의 기본적인 소명이나 운명, 숙명마저도 거부하면서 이제까지 이 세상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수술을 한 사람들처럼.
이렇게 된다면 비록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도 결국 사람으로서는 헛살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따라서 자신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모른다면 결국 헛수고만 잔뜩 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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