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박은미 기자] 주류업계가 서로를 향한 괴담유포로 공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맥주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이전투구 양상이 10년째 이어지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비맥주 ‘카스’의 소독약 냄새 논란과 관련하여 경쟁사에서 악성 루머를 유포했다는 혐의를 포착, 지난 3일 하이트진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는 문제의 본질을 무시한 채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야기시켜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반발해 양사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하이트진로 임원들이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을 비방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주류 소비가 줄고 있는데다 세월호 사고로 전국적인 애도 물결이 일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자 대목을 놓친 업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흠집내기는 소비자들에게 불신만 남겨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뿐, 매출 상승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3일 경찰은 하이트진로 일부 직원이 경쟁회사 맥주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정황을 확보하고 하이트진로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Newsis
하이트, 오비 ‘카스’ 악성루머 유포 의혹 압수수색
주류업계 경쟁과열 속 진흙탕 싸움, 부메랑 될 것
하이트, 잇단 일그러진 상도
카스의 ‘소독약 냄새 논란’을 두고 국내 맥주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갈등을 빚고 있다.
계절적인 성수기인 올 6월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특히 ‘특정 기간에 제조된 것은 먹지 말라’, ‘임산부들은 먹어선 안된다’는 등의 악성 루머들이 확산되자 오비맥주는 일부 세력이 논란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킨 증거를 확보했다며 지난달 6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서울 서초구 본사와 대전 대리점이 지난 4일 압수수색을 받는 등 동종업계끼리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압수 수색 후 하이트진로는 “직원 한 명이 SNS 대화방에서 일부 과장된 내용을 얘기한 사실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시켰다”며 “오비맥주는 불필요한 법적 논란으로 확산시키지 말고 품질 관리에나 힘쓰길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다. 과거 하이트맥주는 2007년 오비맥주에 대해 ‘이익금만 빼가는 부도덕한 외국자본’이라는 비방광고를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하이트맥주는 전단지에 ‘외국자본의 먹튀’ 등의 표현을 써가며 오비맥주를 비방하는 반면 ‘오직 하이트만 100% 국내자본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당시 오비맥주의 외국인 주식보유율은 45%, 하이트맥주는 33.2%였다. 따라서 공정위는 “외국인 지분이 30%가 넘는 하이트맥주가 스스로를 국내자본이라고 표현한 것은 허위 광고, 오비맥주가 해외로 자금을 도피하는 부도덕한 사업자라는 인상을 받도록 한 것은 명백한 비방 광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소주도 괴소문에 시달렸다.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 환원수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소문이 방송과 인터넷을 타고 확산 된 것.
이에 경쟁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해당 내용을 담은 영상물을 영업에 활용했고 반발한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를 고소했다.
결국 지난달 7일 법원은 확인되지 않은 방송 내용을 토대로 경쟁사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하이트진로 임직원 4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괴소문이 돌면 주류 판매량이 요동쳤지만, 요즘은 일시적인 변동만 있을 뿐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처음처럼 알칼리 환원수 유해 논란 때는 1% 이내의 시장점유율 변동이 있었다. 카스의 경우 소독약 루머가 확산된 7월말부터 8월말까지 3대 대형마트에선 매출이 평균 3.7% 포인트 줄었으며, 시장점유율은 2% 포인트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경쟁사 간의 도 넘은 흠집내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소비자들의 실망을 부르고 있으며, 이는 결국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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