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SK네트웍스 대포폰 10만여대 개통 혐의 파문...檢, SK텔레콤도 조사 대상

외국인 명의 대포폰 대량 개통...50% 점유율 사수 ‘비상’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을 대기업인 SK그룹 계열사인 SK네트웍스가 대량 개통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 된다. 고객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지난 16일 압수수색을 받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대포폰 개통 사실까지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내국인보다 명의 도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외국인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포폰 10만여대를 개통했다. 대포폰을 대량 개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이미 SK네트웍스 본사 직원 2명을 구속하고 경영진에 대한 소환도 통보해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구지방법원은 25일 이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SK네트웍스 전현직 직원들에 대해 대구지검이 제시한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향수 수사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SK텔레콤 연관성 조사

대포폰은 소유자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하는 전화를 말한다. 남의 이름으로 개통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려워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등 각종 불법 행위에 빠짐없이 악용된다.

그런데 국내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의 단말기 유통을 대행하는 SK네트웍스가 불법 대포폰 10만 여대를 만든 것으로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대구지검은 대포폰을 불법 개통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SK네트웍스 본사 소속 A 차장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SK텔레콤 가입 경력이 있는 외국인 개인정보를 빼내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대포폰 10만여대를 개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금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확인한 수량만 10만여대로, 전국적으로 보면 수십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들은 내국인 보다는 문제 될 확률이 낮은 외국인 개인정보만 노려 여권번호 만으로도 가입이 가능한 3만 원대 선불폰을 주로 개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K네트웍스가 가입자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대포폰 개통에 나선 것으로 보고 회사 측이 조직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SK텔레콤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겠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회사가 대포폰 개통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실적을 올리려는 직원 개인의 범죄라고 못 박았다. SK텔레콤 또한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50%’를 지키려고 회사차원에서 대포폰 유통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일부 이동통신 판매점에서 가입자 수를 부풀리려고 대포폰을 불법 유통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그 수량이 수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것은 이번 사건이 처음이다. 지난 4월 한 이통사 직원이 선불폰을 불법 유통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그 수량은 수백 대에 불과했다.

올 2분기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50.1%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점유율 50%는 독보적인 1위 사업자라는 시장의 평가 기준으로 이 수치가 무너지면 SK텔레콤에게는 사실상 경영 실패가 되는 셈이다.

만약 수십만대의 대포폰 개통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점유율 5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 SK텔레콤은 거센 후폭풍에 휩쌓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SK네트웍스의 대포폰 대량 개통 파장이 확산됨에 따라 24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대포폰 개통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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