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선임, '그들만의 잔치' 전락하나...'역량보다 내-외부 인사 초점?'

e금융 / 박은미 / 2014-10-07 1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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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KB금융지주 제2차 회추위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Newsis
노조.회추위, "외풍 막아야"...官治(관치) 피하니 勞治(노치) 등장?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신임 회장 선임에 노조의 입김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노조는 신임 회장에 외부인사가 선임되면 반대투쟁 할 것을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전했고, 김영진 회추위 의장 대행은 “외풍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사외이사들도 동의하고 있다”며 내부 인사 중용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선임에 대한 노조의 노골적인 영향력 행사가 알려지자 신임 회장 선임이 후보의 역량보다는 ‘내·외부 인사’를 걸러내는 작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일 KB금융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는 전체후보군 84명 중 9명의 1차 후보군을 최종 결정했다.

이 중 유일한 관료 출신 후보였던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현재 회장 후보는 KB금융을 거친 적이 있는 ‘내부 인사’와 그렇지 않은 ‘외부 인사’ 8명으로 압축된 상태.

이 같은 구도가 굳어지자 ‘내부 인사’ 여부가 회장 선임을 위한 유일한 잣대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돌았다.

KB금융에 2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부인사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이다.

외부인사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을 선정했다.

특히 오랫동안 KB금융에 몸 담았던 김옥찬 전 부행장과 윤종규 전 부사장은 노조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행장은 1982년 국민은행에서 행원으로 출발한 순수 ‘KB맨’으로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이건호 전 행장에게 밀려난 뒤 1년 만에 회장 후보군으로 이름을 다시 올렸다.

30여년간 국민은행의 재무와 전략을 지휘해왔지만 그룹 전체를 관리한 경험이 없다는 게 김 부행장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또 다른 내부출신 유력후로 부각되고 있는 윤 전 KB금융 부사장은 행시에 차석으로 합격했지만 학내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임용되지 못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 시절인 2002년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국민은행에 몸을 담았다.

그 후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과 KB금융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등을 역임하며 어윤대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기도 했다.

다만 2004년 국민은행 부행장 역임 중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로 물러난 경력이 있다.

만약 최종 후보들이 이들 내부인사에 치중된다면 앞으로 KB금융지주 전체가 ‘관치’논란이 아닌 ‘노치(勞治)’ 논란에 휩쌓일 것이라는 평가다.

물론 정부가 퇴직 관료나 정치권 출신을 낙하산으로 내정하는 ‘관치’는 사라져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력화한 노조의 입김에 휘둘린다면 KB금융지주는 합리적 회장 선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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