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총 5,198억 원 중 89.9%인 4,673억 원이 계열사 물량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의 친인척 회사나 계열사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일이 만연하면서 공정한 경쟁이 위축되고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기업의 탐욕이 빚어낸 제식구 감싸기식 경영행태로 인해 재벌 계열사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계열)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의 계열 보험사에 대한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자동차가 2011년 인수한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2013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513억 원 중 89.9%에 달하는 4,956억 원이 계열사 물량으로 나타났다. 2014년 6월 현재에도 전체 적립금 5,198억 원 중 89.9%인 4,673억 원의 계열사 물량을 운용 중이다. 금융당국의 간접규제와 업계 자율결의도 무색할 지경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2년 12월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퇴직연금 운용·자산관리에 대해서 계열사 적립금 비중 공시를 의무화하는 간접규제를 도입했고, 2013년 4월에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계열사간 거래를 완화하도록 유도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계열회사의 퇴직연금 거래 비율을 오는 2015년 3월말까지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의했다.
금융당국의 개입 이후 롯데그룹과 삼성그룹이 금융 계열사들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를 줄여나가고 있다.
대기업 중 가장 심각한 퇴직연금 몰아주기를 일삼던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에 2010년 전체 1,844억 원 중 97.4%인 1,796억 원, 2011년 전체 4,560억 원 중 95.8%인 4,370억 원, 2012년 7,163억 원 중 93.9%인 6,725억 원의 계열사 물량을 몰아줬었다. 하지만 2013년 전체 8,840억 원 중 69.1%인 6,107억 원, 2014년 6월 현재 전체 8,904억 원 중 46.5%인 4,136억 원으로 전체 대비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의 경우 퇴직연금 몰아주기 비율은 50% 안팎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4년 6월 현재 계열사 적립금이 각각 6조 806억 원, 8,763억 원으로 총 6조 9,569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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