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LG유플러스 상담원 유서 "부당노동행위 은폐"...노동청 대응 주목

사회 / 이수근 기자 / 2014-11-15 12: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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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문제점 발견되면 개선, 복지 향상 등에 노력"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LG유플러스에서 일하던 30대 상담원이 회사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어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12일 서울 중구 LG유플러스 서울 고객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측에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청년유니온은 “지난달 21일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던 청년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일정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하지 못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담당자 처벌 및 LG유플러스의 책임 있는 조치가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숨을 끊은 상담원 이모(30) 씨는 ‘노동청에 고발합니다’로 시작하는 유서를 남겼다. 여기에는 그가 회사로부터 인터넷 전화, IPTV 판매를 강요받았으며 할당량을 못 채우면 퇴근을 하지 못하고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LG유플러스의 노동착취 및 수당 미지급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적혀있다. 회사는 초과 근무수당을 지급하기 않기 위해 근무시간이 기록되는 시스템인 ‘녹취뷰어’의 로그인을 하지 않은 채 TM을 진행하도록 강요했다는 것.

이 씨는 “정규근무시간은 09시~18시이지만 상담직원들의 평균퇴근시간은 19시30분~20시, 늦게는 22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하지만 이렇게 되면 추가근무수당이 지급되어야 하나 절대 지급하는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 씨는 회사는 고객센터가 아니라 거대한 사기꾼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가입실은 휴대폰이나 070전화(핫라인)을 통해 녹취를 남기지 않고 가입을 시켜도 쉬쉬 할뿐 제재는 없었고 어떻게든 가입시키고 보라고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심지어 개인 휴대폰으로 통화하여 터무니없는 상품금액이나 내용들을 안내하고 고객은 가입 후 나중에 문제를 삼으려 해도 상담사쪽은 그런 적 없다 발뺌하면 그만”이라며 “위에서도 일단 가입시켰으니 다 눈감고 있어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만 급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청에서 설문조사가 나온다고 하면 미리 예상 질문과 답변을 다 짜서 직원들 교육도 시키기는 방법으로 이러한 부당행위들을 은폐해 왔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행태가 LG유플러스 전주센터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관련 LG유플러스는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개선토록 할 것”이라며 “상담사들의 근무환경, 복지 향상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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