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합동조사단 감찰실장, 성폭력 피해 여군 동료들 질책"...성폭력 피해자 탓?

사회 / 황경진 / 2015-02-23 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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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황경진 기자] 지난 4일 1군 사령관이 11사단 9여단 성폭력 피해 여군에게 책임을 전가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11사단에서 육군본부 감찰실장과 부사단장이 여군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 인권센터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본부 감찰실장인 원모 소장이 11사단 소속 여군간담회에서 '너희들은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왜 몰랐냐?'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일 11사단 임모 여단장의 성폭력 사건조사를 위해 5부합동조사단이 사건 현장을 방문해 가진 여군간담회에서 5부합동조사단의 육군본부 감찰실장인 원 소장은 여군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원 소장은 여군들을 향해 "너희들은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왜 몰랐냐?"면서 "너희들끼리 얘기도 안 하고 지냈냐?"라며 여군들을 질책했다.

당시 배석한 부사단장(당시 여단장 대리) 또한 "너희들 똑바로 하라고!"라고 말하며 여군들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인권센터는 "5부합동조사단은 법무, 인사, 감찰, 헌병, 기무로 이루어진 11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팀으로 육군본부 감찰실장 원 소장은 이 사건의 TF장"이라고 밝히며 "사건을 엄정히 조사하고 피해자와 여군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조사단들이 오히려 여군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책임을 추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동조사단은) 조사 후 예하 여단내 여군부사관들을 대상으로 사단사령부나 신병교육대로 전출 보낼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장교들은 필수보직을 채워야하는데 일괄적으로 사단사령부나 신병교육대로 전출을 보낼 경우 필수보직을 채우지 못해 근무평정을 낮게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타 부대 전출은 명백한 차별이자 징벌적 성격을 띠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사건 등 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에 있어서 군 당국의 자체 조사와 처방을 믿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조사과정부터 대책마련까지 전 과정에서 외부 인권전문가와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여군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책 마련과 전체 여군에 대한 인식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군 인권센터는 육군 1군사령관이 지난달 열린 육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여군들도 싫으면 명확하게 의사표시 하지 왜 안 하느냐'며 성폭력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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