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황경진 기자]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죽기 전 메모 등으로 남긴 일명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인물 중 한명인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 만났던 지인들에게 성 전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아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총리가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과 김진권 전 태안군의회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캐물었다"고 밝혔다.
죽은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의원과 김 의장을 만나 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차례 언급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밝혔었다.
이 전 대변인은 "이 총리는 이 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언론사에 그런 제보를 했냐'고 짜증을 냈고 대화내용을 유도심문하듯 캐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대화 내용은) 총리에게 얘기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 총리는 '지금 5천만이 시끄럽다. 내가 총리다. 나에게 얘기하라'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이 총리가 대화 내용에 대해 궁금했던 모양"이라면서도 "검찰에서 묻는다면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만 굳이 총리에게 이야기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성 전 회장을 사지로 내몰았던 배후 세력이 있지 않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그런 부분이 밝혀져 성 전 회장의 명예가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자신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보도를 접해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확인 차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자살한 성 전 회장의 주머니에서 현 정권의 핵심인사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돼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건넨 것 아니냐는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리스트에 적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8명의 인물들은 로비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밝혔지만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게 대화 내용을 추궁했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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