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압설’ 진실공방
지난 22일 검찰에 따르면 ‘성완종 비망록’에는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3차 워크아웃 전인 지난 2013년 9월 당시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난 사실이 기록돼있다.
성 전 회장은 과거 새누리당 의원 재직시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했다. 때문에 성 전 회장이 당시 금융권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경남기업의 워크아웃행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임종룡 회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영전됐고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임 회장의 후임으로 NH농협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김 내정자는 24일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앞두고 있어 농협금융은 성완종 사태가 김 회장 내정자에 대한 취업심사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당초 이달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새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제시할 계획이었다. 그만큼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 통과를 자신한 것.
하지만 최근 성완종 비망록에 김 내정자 이름이 등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 내부의 분위기로는 금융전문가인 김 내정자의 심사 통과를 낙관하면서도 한편으론 성완종 사태가 농협금융지주 새 회장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앞서 김 내정자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을 소개해준다고 해서 만난 것일 뿐 일각에서 불거진 외압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정대로 김 내정자의 취업심사는 진행될 것”이라면서 “최근 사태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용환 신임 회장 자격 있나?
금융당국에 따르면 경남기업에 대출해준 금융회사는 18개사로 이들이 떠 앉을 손실 규모는 총 8,159억 원에 달한다.
주채권은행과 부채권은행 등 채권단이 경남기업에 빌려준 돈은 모두 1조 3,000억 원으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1,700억 원대, 농협 500억 원대, 국민은행 400억 원대, 우리은행 35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업계 중 은행권 손실이 가장 크다. 10개 채권은행단은 경남기업에 총 1조 4억 원을 대출하고 이 중 5,640억 원을 떼이게 됐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대출 규모가 총 5,208억 원이고 손실액도 2,34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주목할 점은 당시 수출입은행장이 김 내정자라는 것. 이에 농협 안팎에서는 대규모 부실을 야기한 김 내정자가 농협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자격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1,139억 원의 손실액을, 산업은행은 461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기업은 지난 1999년, 2009년 두 차례 워크아웃이 진행됐고 2012년에는 24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부실기업으로 분류됐었다. 때문에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과 은행권 간에 어떤 식으로든 경남기업의 부실 해소를 위해 특혜성 대출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NH농협금융 ‘MB맨 천하’?
이처럼 NH금융지주 전 회장을 비롯해 심임 회장 내정자마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가운데 이들의 공통점이 MB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MB맨’이라는 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경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요직을 지낸 MB정권의 대표적 경제금융 브레인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도 승승장구했으며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역임했었다. 현재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역시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MB정부에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친 ‘MB맨’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4년 후배인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MB맨’으로 통한다.
당초 박근혜정부가 ‘MB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면서 사정의 칼을 ‘MB맨’들을 향해 정조준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만큼 성완종 사태에 농협을 비롯한 금융권이 긴장 속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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