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탑클래스 자산설계사’의 ‘돌려막기’식 실적 쌓기...결국 범죄자로 전락 5년 만에 검거

[일요주간=김슬기] 고객의 수억 원대 투자금을 갖고 잠적했던 과거 탑클래스 자산설계사가 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2일 사기 혐의로 전직 자산설계사 이모(41,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9년 1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피해자 김모 (84,여)씨로부터 3억 4,8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유명 종합 자산관리회사의 탑클래스(지점별 1등 영업사원)를 수년간 유지하며 각종 자산관리세미나 강사로 활동했던 이씨는 주식과 연계한 보험 상품 설계를 통해 많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보험 선납금이란 명목 하에 고객 김씨의 투자금을 끌어냈다. 하지만 이씨는 이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돼 있는 보험금을 대납하는 등 ‘돌려막기’로 이용한 뒤 2010년 5월 말없이 잠적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고객 자산관리 과정서 손실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보험 실적을 유지하려고 개인대출을 받고, 가족 돈 수억 원까지 유용했다”고 진술했다.

자산설계사로서 최고 영업 사원 ‘탑클래스’ 칭호를 얻은 그의 수많은 실적은 결국 빚을 내고 돌려막기를 행하며 얻은 무리수였던 것.

2010년부터 가족과의 인연도 끊은 채 잠적했던 이씨는 이후 5년만인 지난달 30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 취업을 위해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덜미가 잡힌 것이다.

경찰은 이씨의 재산 상태로 미루어 정상적으로 피해자의 보험을 가입·설계 및 유지할 능력이 없었던 걸로 보고, 이씨의 사기혐의가 입증됨을 판단했다. 또한 이씨가 말했던 수익률 보장 명목으로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금융상품 자체가 없어, 애초 그가 피해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꾸며냈던 것으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결국 경찰은 이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보험사기에 대한 사전 예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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