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청년실업 등 산적한 경제문제 해결, 북한과 관계 개선 절실”

Interview / 조승유 / 2015-12-22 14: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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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무법인 저스티스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일요주간=조승유 기자] 끝없이 추락하는 우리의 경제, 가정의 근간조차 흔들어 놓은 2015년 초겨울은 대량감원, 해고, 명퇴란 단어들이 삶의 무게를 더욱 더 짓눌린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험난한 세상을 변화시킬 구세주일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네 삶의 빛인 희망이다. 희망은 바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이며 대전생명의 전화 이사장인 김형태 변호사를 만나 살맛나는 세상의 해법을 들어봤다.

“정부는 고용을 늘려야 된다고 하면서도 정작
공무원을 감축하려들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다”


- 지난 인터뷰에서는 한국정치에 대한 남다른 소신을 말씀해 주셨는데 현재 우리니라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요인을 짚는다면.
▲ 사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크지요. 그래서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요사이 우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한마디로 말해 양극화의 심화라고 하고 있지요. 이것은 우리사회가 심각한 부의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바로 자본주의의 자체의 모순에서 생긴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지요. 사실 자본주의는 아담스미스가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보는 바와 같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이러한 이론을 주창하게 된 것은 바로 나라의 권력을 가진 귀족이나 거대한 토지를 가진 지주들이 중소상인들의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억압했기 때문에 이들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시대에 있어서는 분명 의미 있는 제도였습니다. 그 후 이러한 자본주의는 전 세계에 펴져나가면서 거대한 세계경제를 이룩한 결정적인 단서가 됐지요. 오늘날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특히 자본가나 기업가들이 신봉하고 있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아담스미스의 시대는 소규모 가내수공업이나 중소상인들에 의하여 완전경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본주의가 가능했던 것이지만 오늘날과 같은 대규모 경제세계에서는 문제점이 대단히 많다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이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사회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 그러면 우리나라 경제제도의 근간이 되는 자본주의가 이처럼 우리사회를 어렵게 했다는 의미인가요.
▲ 사실 어떠한 제도이든지 항상 나쁜 제도라는 것은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또한 어떤 면에서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바로 그런 제도입니다. 바로 아담스미스 시대에는 억압받은 다수의 중소기업가나 상인들의 자유보장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제도 하에서는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오히려 자본주의 제도는 남용되어 대기업의 횡포로 변질됐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소규모업체가 다수가 있어 경쟁이 가능했지만 오늘날 대기업은 독점적 생산으로 인해 다른 소규모경쟁업체를 집어 삼키는 거대한 공룡처럼 변질됐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본주의란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아담스미스 시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당시에 귀족이나 대지주의 횡포를 막기 위해 자본주의가 만들어졌듯이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오늘날 겪고 있는 문제점은 바로 19세기 말 서양에서 겪었던 문제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담스미스 이후 서양은 자본주의 발달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어 사회전체가 부유해졌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일본이 서양문화를 잘 받아들여 선진국으로 발돋움했지만 그 역시 자본주의제도를 받아들여 그처럼 경제발전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초기 경제발전에 유용한 제도였지만 세월이 지나 대량생산 등의 거대경제 체제로 인한 자본 집중 등으로 폐해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역시 같은 병을 앓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닥친 병은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양에서 19세기말부터 20초 후반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폐해로 인한 심각한 병을 앓았고 이에 대한 치료의 예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서양의 19세기말과 같은 현상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지요.

- 현재 서양이나 전 세계적으로 선진화를 이룩했던 몇몇 국가에서는 20세기 중반에 기본적으로 자유경제를 추구하면서도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서(케인즈 경제이론) 통제경제를 실행해 성공을 했지만 이러한 통제경제가 오래 지속되면서 또 다른 문제, 즉 경제의 비효율이 높아지자 다시 경제는 자유롭게 방임할 때에 최상의 효율을 갖게 된다는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이 우위를 점하고 됐는데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러한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이 정당한 것이 아닐까요.
▲ 사실 안타까운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마치 경제정책에 있어서 사회민주주의의 경제정책을 시행했다고 오해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두 대통령께서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분들이 자유의 문제이상으로 평등의 문제에 고심해 재벌개혁이나 근로자들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통해 불평등을 없애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경제적 자유를 신봉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고수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 당시에 풍미했던 제3의 길, 즉 사회민주주의가 신자유주의에 의해 수정된 정책이 서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호응을 얻어 보수파 정권이 탄생했던 것에 그 이유가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즉 사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서양에서도 결국 신자유주의로 환원되지 않았는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유경제체재의 성공을 미국에서 찾는데요, 미국과 같이 거대한 면적을 가지고 큰 인구에 큰 시장을 가진 국가에서는 이러한 자유경제체재가 유지될 수 있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미국 역시 양극화, 불평등의 문제가 대통령선거에서 주된 이슈가 될 만큼 신자유주의가 탄생한 미국에서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 그러면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첫 번째로 부의 불평등, 즉 양극화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가지게 되어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 된다는 점을 밝힌 데서 알 수 있는 데요, 이것은 우리나라에게 적용 된 다기 보다는 특히 서양에 적용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의 불평등이 부의 불평등의 중심이 된다는 것입니다.(장하성 교수의 주장) 물론 피케티의 주장 역시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바로 소득의 불평등이며 이 문제를 해소해야만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잠정성장률 저하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1973년부터 199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연간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했지만 2000년대 이르러 2009년경까지 약 4% 정도로 떨어졌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3.5%, 2015년에는 3%이하로 떨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자신들도 피부로 느낄 정도입니다. 따라서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것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인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청년실업의 문제, 즉 일자리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우리경제의 경제성장을 실감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지점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그래도 3%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도대체 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줄고 있는지 이것이 불가사의한 것입니다. 물론 기업의 해외이주, 기술의 발달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점에 있으며 또한 일관되지 못한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정부는 고용을 늘려야 된다고 하면서도 정작 공무원을 감축하려들고 있고 전산화해 필요인원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 그러면 이러한 우리나라의 경제문제에 대한 해법이 존재합니까. 우선 소득불평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노동생산성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보다도 우선 기업가의 입장에서는 노동생산성이 낮은데 높은 임금을 줄 수 없다는 것이고 이에 비해 근로자들은 고용이 불안정하니 숙련도가 낮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주장이 일리는 있지만 사실 그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나 노동의 질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따지기에 앞서 임금문제만이라도 풀어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비정규직을 정규직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해 노동의 숙련성을 높여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미 스웨덴 등의 북유럽 선진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며 이것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게 하는 첫 번째 중요한 정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이기도 합니다.

- 앞서 잠재경제성장률 저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 또한 어려운 문제인데 여러 가지 제도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경제성장을 이루어 잘 살게 됐듯이 지금의 어려움 역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국가 역시 좋은 정책, 바로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세워 가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은 바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입니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정말 절실한 문제이고 우리 자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기 불황 등으로 인해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 그렇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절실한 문제입니다. 사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합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어떤 분의 주장을 옮겨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를 언급하겠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공공부분의 일자리가 선진국이나 OECD국가의 수준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공공부분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이 있는데요, 공무원을 증원하고 공공기관 및 민간수탁 부문에 증원을 하는 방법, 미래경쟁력확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산업 확대, 청년창업확대, 청년일자리 마련을 위한 신규 70만 개 창출을 위한 재원 마련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도를 제안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그 분의 주장을 들으면서 청년실업 역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물론 모든 제도 실행이 그렇듯이 저항과 진통, 고통을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절실한 만큼 그 고통을 감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힘들지만 제도를 만들고 이 제도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청년실업문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말씀하셨는데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 없이 어떠한 일을 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15년 이상의 긴 희망 없는 길을 걸어온 우리경제로 인해 우리 자신들이 절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 것은 바로 우리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희망을 잃었다면 미래도 없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도 없습니다. 이러한 절실한 심정을 우리 모두는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니냐고 스스로 반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제도에 앞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새로 일어나려는 정신, 우리가 예전에 이루었듯이 이번에도 분명 다시 일어나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러한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희망이며, 우리 자신이 미래이며 꿈이라고. 우리 자신 밖에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며 우리 자신 밖에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말 분위기의 흥청거림은 도심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IMF 시절보다 더 삶이 고달프다 푸념한다. 민생법안들은 남겨놓은 채 국회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렇게 국민들은 길을 잃었다. 이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그 누군가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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