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친박계 불안한 동거...金 '권력자·진박 마케팅' 비판에 靑-親朴 '부글부글'

정치 / 최종문 기자 / 2016-01-27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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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최종문 기자]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새누리당과 불가 입장을 천명한 정의화 국회의장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아젠다 전략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4년 전 선진화법 개정 과정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권력자를 언급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여기서 권력자는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김 대표가 사실상 박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아니겠냐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날 김 대표는 “(4년 전인 18대 국회 때) 당내 많은 의원들이 (선진화법에)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하면서 반대하던 의원들까지 모두 찬성으로 돌아섰고 (선진화법이)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야는 찬성 127명, 반대 48명, 기권 17명으로 선진화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대표는 권력자와 더불어 당시 소장파 의원들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선진화법 통과를) 반대하고 있었는데 철없는 소장파 의원 몇 명이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제게 와서 (선진화법 통과 필요성을) 얘기 하길래 야단쳐서 돌려보냈다”고 당시 소장파들을 질타했다.

김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권력자를 지칭하며 작심하고 친박계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2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룰 등 당내 현안을 놓고 친박계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권력자 주변에 수준 낮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려 하고 있다”며 “역대 정권마다 있었던 일인데 그게 대통령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친박계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당내 몇 명의 소수가 ‘우리만 친박’이라며 (다른 의원들을) 밀어내고 세력화 했다”고 지적하고 “내가 친박을 만든 사람인데 나보고도 친박이 아니라고 한다”며 친박계의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대구 지역에서 역효과를 내고 있는 진박 마케팅과 청와대와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거론하며 “일이라는 건 만나서 얘기해야 발전이 되고 시너지가 나오지 않나”며 “마음 문을 열고 같은 식구로서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게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형적인 치고빠지기’가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친박계는 불쾌한 모습은 역력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의 화합을 해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확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을 상향식 공천을 정당화하려는 포석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역시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지칭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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