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롯데 팩토리아웃렛 강행…소상공인 “상권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
가산 패션 아웃렛 단지에 ‘롯데팩토리아웃렛’이 29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팩토리아웃렛’은 2년 이상 된 장기 재고품을 판매하는 형태의 아웃렛이다.
롯데팩토리아웃렛은 가산동 패션 아웃렛 단지 내 패션아일랜드가 쓰던 지상 1~3층 공간을 장기 임차해 입점했다. 영업규모는 약 3,600평이다.
이 롯데팩토리아웃렛 오픈을 둘러싸고 주변 지역 상권과 롯데의 마찰이 격화되고 있다. 패션아일랜드를 롯데가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작년 10월 말부터 시작된 갈등은 롯데가 29일 롯데팩토리아웃렛 가산점을 오픈하면서 더욱 격양되고 있다.
지역상인들은 롯데팩토리아웃렛 오픈을 두고 과거 구로공단 시절부터 중소 아웃렛과 영세상인들이 만들어놓은 상권을 롯데가 거대 자본으로 파괴하려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서범석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장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조사한 ‘아웃렛 진출 시 주변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주변 의류점포의 영업이익이 5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면 대한민국의 골목상권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가산 패션아웃렛 단지는 공장용지에서 상업용지로 바뀌기까지 상인들의 노력이 부단한 노력이 있어왔다. 건물 내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만 매장에서 판매하도록 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지법에 의해 불법영업으로 규정되는 여건 속에서도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간 관련 기관에 호소한 끝에 결국 상업용지로 변경시켜 오늘날 아웃렛 단지를 자리 잡게 했다.
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이하 연합회)는 롯데팩토리아웃렛의 입점 소식이 불거진 지난해 11월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자택이 있는 가회동과 평창동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지속적으로 시위를 펼쳐 왔다.
당시 연합회는 “인천공항에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인천공항 인근 중소업체 매출이 50%이상 떨어졌다”며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별다른 입장 없이 오히려 중소 아웃렛을 장기임대 해 운영하는 만큼 기존 사업자의 회생을 도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 쇼핑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얘기는 전부 지역 상인회 측 입장 위주다”며 “여기에 굳이 대응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패션아일랜드가 2006년 오픈한 이후 주변 아웃렛과 경쟁에 밀려 도태됐고 대기업에 sos를 침에 따라 결국 롯데가 협의 끝에 새로운 아웃렛을 만들기로 한 거다”며 “대기업이 오픈을 하기 때문에 ‘상생’이 문제로 떠올랐지만 패션아일랜드 입장에선 살 길을 찾은 것이고 그것 외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 400평 식당가에 생존 위협받는 소상인들…롯데 “상생을 해야 하는 게 맞느냐”
하지만 현재 롯데팩토리아웃렛 3층에 식당가까지 입점 돼 있어 생존권 위협에 시달리며 상생을 요구하는 소상인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롯데팩토리아웃렛 3층 400평 규모의 식당가에는 유명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롯데팩토리아웃렛이 가산에 진출 시 주변 음식점 매출이 79%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SJ테크노빌 지하 28개 상점의 상가번영회는 “가산점 오픈까지 어디에도 상생은 없었다”며 “두 달 남짓 시간을 돌아보니 결국 롯데의 일방적인 개장 강행만 있었을 뿐”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들은 상생 차원에서 아웃렛 식당가를 3층이 아닌 지하로 옮겨 줄 것을 롯데 측에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하상가 상인들과) 협의 중에 있다”면서도 “지하 입점은 공실이 듬성듬성 있는데 이곳에다 우리가 아웃렛 식당가를 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상생을 요구하는 소상인들의 주장에 대해선 “현재 가산 아웃렛 단지 내에 있는 마리오 아웃렛 등 여타 아웃렛등과 (롯데가) 상생을 해야 하는 게 맞느냐”고 물으며 “시장 논리에 의해서 (롯데가) 경쟁을 하려고 들어가는데 상생이란 얘기가 나오니 지금 문제가 불거지는 거다”고 반박했다. 결국 주변 상권서 주장하고 있는 ‘상생’은 애초 롯데의 의무가 아니라는 입장인 것.
◇ 팩토리아웃렛 진출이 유통 생태계 파괴시켜
하지만 가산 아웃렛 진입 뿐 아니라 롯데의 팩토리아웃렛 진출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연합회 박재영 사무총장은 “세이브존, 모다아울렛 등과 달리 아울렛 전문 유통과 달리 빅3(롯데를 포함해 신세계, 현대)가 오픈하는 아웃렛은 영세 상인이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상권을 집어 삼키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최고의 유통 지배력을 가진 롯데가 생태계의 건전한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파괴하고 있다. 롯데가 백화점 마트 쇼핑몰 온라인 아울렛에 이어 팩토리아웃렛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서도 롯데 측은 역시 “할 말이 없다”라는 입장만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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