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006년 1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시판됐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제조·유통업체가 대국민 사과 및 보상 방안을 공식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논란 발생 5년만의 일이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롯데마트는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한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다 2011년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제조와 판매를 중단 조치한 바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이날 “지난 2011년 8월 이후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과 피해자 발생에 대한 보도가 나오는 와중에서 ‘공식적으로 명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피해 여부 확인이 어려웠다’ 등 이유로 원인 규명 및 사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회사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태를 접하다 보니 제대로 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피해 원인 규명 등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미진했던 점을 인정하고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는 마음으로 사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며 “정확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곧 이번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믿기에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또 수사를 마친 후에도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피해 보상 협의를 바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품에 대한 안정성을 더 철저하게 확인하고 조치해 유사 사례가 다시 발생되는 일 없도록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이날 롯데마트는 밝혔다.
기자회견이 개최된 이날은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종결한 후 처음으로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환조사를 실시키로 했음을 밝힌 날이다.
더불어 검찰은 자체브랜드(PB)로 살균 가습기를 제조해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들에 대해 소환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롯데마트의 사과와 보상 발표에 대해 진정성 없는 ‘면피용 사과’로 규정하고 검찰이 모든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 관계자를 소환해 진실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 측으로부터 기자회견에 대한 어떠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롯데마트는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한 게 아니라 검찰의 소환을 하루 앞두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에게 사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한)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아닌 롯데쇼핑 등기임원들”이라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쇼핑 전·현직 등기임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자를 직접 찾아내 사건의 실체를 밝혀 주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검찰에 요구하는 바는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마트가 피해 보상안을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와 홈플러스도 피해보상 등 수습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홈플러스는 내부적으로 피해 보상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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